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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삶

참 자유, 하나님께 순종하기로 선택하는 자유
by 정현구2023-02-04

하나님을 향해서도 ‘예’라도 응답할 수도, ‘아니요’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인간은 항상 ‘예’로만 반응하도록 만들어진 로봇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자유 때문에 인간은 인격적인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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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의 관계는 우리 인간의 존재 조건이다. 그 관계가 복된 관계가 되려면, 관계를 이루는 법칙과 원리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는 동물처럼 본능을 따라 반응하는 관계가 아니다. 하나님과 사귀고 교제하는 인격적인 관계이다. 인격적 관계가 되려면 그렇게 만드는 조건이 필요하다. 자유가 바로 그 조건이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강요하여 맺어진 관계에서는 인격적인 관계가 나오지 않는다.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떤 왕이 한 마을을 시찰하다가 아주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만났다. 그가 왕으로서 그녀에게 청혼하면, 그녀는 왕이 가진 권력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지못해서 승낙할 수 있다. 혹은 왕에 대한 사랑보다 화려한 왕궁 생활에 매력을 느껴 청혼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참된 사랑의 관계가 될 수 없다. 왕은 평민으로 변장해서 그 마을로 들어가 그녀와 사귄 후 한 남자로서 청혼했다. 그녀가 자신의 자유의지를 따라 왕을 선택함으로써 두 사람의 관계는 참된 사랑의 관계가 될 수 있었다. 이처럼 자유는 인격적 관계의 기초다.


하나님은 아담이 에덴동산에 있는 수많은 나무의 열매를 “임의로”(창 2:16) 먹을 수 있도록 자유를 허락하셨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자신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하나님을 향해서도 ‘예’라도 응답할 수도, ‘아니요’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인간은 항상 ‘예’로만 반응하도록 만들어진 로봇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자유 때문에 인간은 인격적인 존재가 된다. 자유가 바로 인간을 인간되게 하고, 자기 결정에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되게 하는 것이다.


자유는 인간됨의 조건이지만 동시에 위험한 도구이기도 하다. 잘 선택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무엇을 선택하는 자유가 있다고 해도, 선택의 결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므로 자유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자유를 가지고 선하고 높은 가치를 선택하면 다음에도 선하고 높은 가치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커지고, 그 선택의 결과는 선택한 자기 자신과 관계된 이웃을 이롭게 한다. 그러나 그 자유로 그릇된 것을 선택하면 다음에도 그릇된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커지며, 그 선택의 결과는 자신과 관계된 이웃을 해롭게 한다. 피아노 연주자가 화성학과 연주법의 바른 원리를 따라 연주하기를 선택하고 계속 연습할 때 결국에는 어떤 곡이든지 자유자재로 연주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되어 자기와 이웃을 이롭게 하는 것과 같다.


하나님은 우리와의 인격적 관계를 위해서 인간을 자유의 존재로 만드셨다. 그 자유로 하나님을 선택하고 하나님에게 속한 진리와 사랑을 선택할 때 하나님과의 관계가 세워지고 유지된다. 하나님이 동산의 많은 열매를 임의로 먹을 수 있게 하시면서도 선악과는 금지하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가 자유를 행사할 때 그 자유를 하나님이 정하신 선과 악을 기준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는 선택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선택하는 것이고, 그런 선택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고 유지하게 만든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기대하시는 관계는 자유가 없는 일방적 복종의 관계도, 순종이 없는 거역의 관계도 아니다. 자유를 가진 순종의 관계다. 자유를 가지되 그 자유를 가지고 하나님의 법 안에서 하나님에게 속한 선과 사랑을 선택함으로써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욱 풍성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법 안에서 참되고 옳은 것을 계속 선택하는 사람이 참자유자이다. 그러한 사람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을 닮은 모습을 발견하고 또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정현구,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인가(두란노)에서 간추린 글입니다.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는 선택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선택하는 것이고, 그런 선택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고 유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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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현구

정현구 목사는 부산대와 서울대학원 영문과를 거쳐 고신대신대원(신학)과 예일대와 밴드빌트 대학(기독교사상사)에서 수학했으며, 서울영동교회 담임목사와 기윤실 공동대표, 희년선교회 이사장, 복음과도시 이사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 광야에서 삶을 배우다, 다스림을 받아야 다스릴 수 있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