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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신학

“모순으로 가득한 성경을 어떻게 믿으라는 겁니까?”
by Ryan Van Der Avoort2023-02-21

성경은 긴장으로 가득하다. 긴장은 모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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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당신의 질문일 수도 있고 또 당신이 아는 사람의 질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좋은 질문이다. 성경에 모순이 한두 개가 아닌데, 어떻게 성경을 믿을 수 있다는 걸까? 그러나 이 질문에는 성경에 모순이 많다는, 그래서 믿을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따라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전에,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한다. 


세 가지 필수 질문


a. 구체적인 사례를 들 수 있는가? 


단지 “성경에는 모순이 많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구체적인 예를 다루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따라서 당신 자신이나 같은 질문을 가진 아는 사람에게 먼저 물어보라. 도대체 어떤 모순을 말하는 것인지를. 지나친 일반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내려온 주장(myth)을 영속화하는 대신에 모순이 있다고 생각하는 특정 구절이나 내용이 무엇인지를 먼저 검토하라. 


b. 겸손하게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가?


성경은 인류 역사상 다른 어떤 책과도 비교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형성했다. 선교학자 라민 사네(Lamin Sanneh), 철학자 비샬 망갈와디(Vishal Mangalwadi), 또는 역사가 톰 홀랜드(Tom Holland)의 작품만 읽어도 그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여전히 성경을 하나님의 은혜로운 말씀으로 믿고 있다. 따라서 두 번째 질문은 이것이다. 사람들이 모순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한 분명한 설명을 들었을 때 겸손하게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가? 그리고 고대로부터 내려온 이 책에는 인간의 수준에서 측정할 수 없는 뭔가가 담겨 있다는 사실도 겸손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c. 혼자 힘으로 성경을 읽고 연구할 마음이 있는가?

 

성경에 반대하며 성경에 명백한 모순이 있다는 식으로 각종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을 읽는 것과 성경을 앞에 놓고 앉아서 시간을 들여가며 깊이 묵상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 스스로 성경을 제대로 읽고 연구하려고 애쓰는가? 성경을 잘 아는 사람에게 성경 읽는 방법에 대해서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기꺼이 ‘예’하는 마음으로 동참할 의사가 있다면, 이제 당신은 진짜 질문을 다룰 준비가 된 상태이다. 지금부터 성경이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는 비난을 살펴보자. 여기 네 가지 포인트가 있다.


1. 아무도 성경이 이해하기 쉽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도 베드로는 이 점을 바울에 관해서 이야기하면서 말한다. “그리고 우리 주님의 오래 참으심이 구원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그것은 우리의 사랑하는 형제 바울이, 자기가 받은 지혜를 따라서 여러분에게 편지한 바와 같습니다. 바울은 모든 편지에서 이런 것을 두고 말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어서, 무식하거나 믿음이 굳세지 못한 사람은, 다른 성경을 잘못 해석하듯이 그것을 잘못 해석해서, 마침내 스스로 파멸에 이르고 말 것입니다”(벧후 3:15-16).


한 가지 장르가 아니라 여러 장르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도 성경을 어려운 책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역사 이야기와 시가 같을 수 없다. 율법은 예언과 다르다. 서신서와 비유도 같지 않다. 성경에도 어떤 부분은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다 그런 건 아니다. 성경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책이다. 그 광맥에서 수십 년간 금을 채굴해도 다 캘 수 없는 게 성경이다. 그러나 그 힘든 과정에서 우리는 언제나 더 많은 것을 찾는다. 그게 성경이다. 


물론 어려움이 단지 성경 이해가 힘들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말씀을 순종하는지, 과연 내가 순종하기를 원하는지에 달려있을 때도 많다. 다시 말해,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을 사랑하지 않는 죄성으로 가득한 인간일수록 필요 이상으로 성경을 더 어려운 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2. 긴장이 반드시 모순이라고는 할 수 없다


성경은 긴장(tensions)으로 가득하다.


바울은 아무도 행위로 구원을 얻지 못하고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고 말했다(엡 2:8-9). 반면에 야고보는 행위 없이는 아무도 구원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약 2:14-17).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긴장이다. 하나님이 한 분이시지만(신 6:4), 삼위일체로 자신을 드러내신다고 성경은 분명하게 증언한다(마 3:16-17).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긴장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자로서 소중하지만(창 1:26), 반역자로서 깊은 죄에 빠진 존재이다(롬 3:23).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긴장이다. 그리스도인은 죄에서 구원받았지만(요일 4:10), 오늘도 여전히 죄와 싸운다(요일 1:8). 이건 모순이 아니라 긴장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왔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 이것 또한 모순이 아니라 긴장이다. 성경은 긴장으로 가득하며 그중 많은 부분이 매우 아름답다.


삶은 긴장으로 가득하다. 특히 그리스도인의 삶이 그렇다. 우리가 설혹 사물과 하나님을 완전히 안다고 해도, 우리 중 누구도 감히 하나님이 아시는 것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긴장은 겸손과 분별, 그리고 하나님과 타인에 대한 의존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긴장이 가져다주는 가장 중요한 경각심은 다가오는 종말을 인식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날이 오면 온 세상과 모든 사람이 선하신 하나님 앞에서 훤히 드러나고 모든 잘못은 완벽하게 바로잡힐 것이다. 


따라서 긴장은 모순이 아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 큰 도움이 된다. 


3. 근접 문맥이 중요하다


사람의 말도 제대로 이해하려면 배경과 맥락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문장 앞뒤에 나오는 내용, 곧 “맥락”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맥락을 통해서 특정 문장이나 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맥락이 실종될 때 한 문장뿐 아니라 구절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왜곡하거나 오해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당신과 긴 대화를 나눈 누군가가 아무런 전후 맥락 없이 당신의 말 중에서 한 문장을 딱 떼어내서 이 사람 저 사람에 옮긴다면 기분이 어떨까? 


성경도 다르지 않다. 최소한의 근접 문맥조차 무시하고 구절과 개념을 따로 떼어내서 왜곡하는 건 잘못된 일이다. 근접 문맥을 아예 무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순으로 간주하는 구절이 종종 있다. 그건 결국 내가 게으르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행여 우리 중에는 무턱대고 성경이 “모순으로 가득하다”라고 성경에 엉터리 딱지를 붙이며 무시할 변명을 찾는 데만 급급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4. 성경을 나무가 아니라 숲으로 바라볼 때 명료함을 얻을 수 있다


근접 문맥을 살피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경을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큰 책으로 이해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다. 때때로 성경을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줄거리, 즉 훨씬 더 큰 맥락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그리스도인이라고 공언하는 국가와 사회에서조차도 우리 대부분은 기능적 성경 문맹 상태에 놓여있다. 애용하는 수십 개의 구절을 암송할는지는 몰라도, 성경 전체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아, 말도 안 돼! 성경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어”라고 떠드는 사람은 마치 네 시간짜리 명작 영화에 몰두해 있는 친구 집에 가서 고작 스치듯 한두 장면을 보고는 “이거 정말 이상한 영화잖아!”라고 떠드는 것과 비슷한다. 


오늘 내가 성경 속 숲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성경을 여는 단 하나의 열쇠를 알려주겠다. 바로 이것이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예수님에 관한 것이다(눅 24:27, 44). 물론 성경에는 어려운 구절이 있다. 또 분명히 다른 요점과 쟁점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예수님을 드러내는 성경의 중심 메시지를 훼손하지 않는다. 성경은 그런 의미에서 완전히 거룩하다. 여기서 거룩하다는 의미는 예수님 안에 있는 구원을 우리에게 알리려는 하나님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구별된 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은 나사렛 예수에 반응하는 우리가 제대로 씨름하도록 격려한다. 


성경은 실로 놀라운 책이다


세 개의 대륙과 1,500년에 걸쳐 편집된 이 책에는 마흔 명이 넘는 저자가 쓴 66권의 책이 포함되어 있다. 내가 아는 한, 세상에 성경 같은 책은 없다. 성경과 관련된 문제는 이야기하려면 끝도 없이 많다. 그러나 당신이 꼭 기억해야 할 점은 다른 책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성경만이 가진 놀라운 특성과 일관성이다. 



원제: Can You Trust the Bible When It’s Full of Contradictions?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성경에는 어려운 구절이 있다. 또 분명히 다른 요점과 쟁점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예수님을 드러내는 성경의 중심 메시지를 훼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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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Ryan Van Der Avoort

라이언은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The Bible Talks KZN’이라는 대학생 사역을 하고 있다. 지역 교회의 장로이며 블로그 Taste and See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