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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농촌목회, 절망에서 희망으로

농어촌 목회가 블루오션이다_시작하며

by 조성돈2023-04-13

농어촌교회가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 어려움은 무엇보다 인구의 문제이다. 벌써 10년 전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 농촌교회 목사가 수업 시간에 자기 교회를 소개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우리 교회는 20년이면 없어집니다”였다. 현재 어르신들이 주로 나오고 있는데, 이분들의 수명을 생각해 보았을 때 20년이면 모두 자연스럽게 사라지실 분들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그 마을에 주민들이 모두 이 연령대에 있으니 마을도 없어지고, 당연히 교회도 없어질 거라는 전망이었다. 정말 암담한 이야기였다.

 

얼마 전 감리교 본부의 의뢰를 받아서 감리교 농산어촌교회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여기서도 상황은 비슷하게 나왔다. ‘지난 주일 출석 교인 수’를 물었는데 30명 미만이 70퍼센트가량 나왔다. 그중 60대 이상 고령인구가 65퍼센트를 넘어서고 있다. 교회가 이런 상황이니 미래를 생각할 수가 없다. 현재도 어렵고, 미래는 더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조사 가운데 농촌목회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중 전라북도 있는 한 목사님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농촌목회자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겠냐는 질문에 그는 정신건강 돌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이 공황장애를 몇 년간 앓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연을 내놓는다. 


그가 목회하고 있는 교회는 전형적인 농촌교회였다. 15년 전 부임을 했는데, 그때만 해도 교인이 80명 정도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후로 교인이 점점 줄어들고, 특히 코로나 여파로 이제는 20명 정도 모인다고 했다. 이렇게 교인이 줄어든 것은 농촌 마을에 사람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교인들이 돌아가셔서 그렇다. 최근 이 교회의 교인감소 원인은 ‘사망’이다. 한때 부흥했던 시기에 지어놓은 커다란 예배당에 빈자리가 하나씩 늘어난다. 한 자리, 한 자리 다 이야기가 있고, 평생 그 자리를 지켰던 그분들의 삶이 있는데, 이렇게 빈자리가 된 것이다. 그걸 보다가 어느 날 강대상에서 마음이 무너졌다. 


제가 한 5년 전에 공황장애가 왔었거든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은 성도님들… 갑자기 권사님 혈액암으로 돌아가시고, 어떤 권사님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또 우리 장로님 한 분은 또 가정적인 문제로 교회를 쉬고, 또 잘 나오신 권사님 내외가 갑자기 그분도 병으로 돌아가시고. 이삼 년 사이에 어 딱 강대상 올라가면 자리가 다 비잖아요. 

 

그럼 목회자들은 그렇죠. 신학적으로는 천국 갔잖아요. 다들 기뻐하고 감사하지만. 강단에 설 때마다, 볼 때마다 뭐가 보여요. 빈자리가 보이고 이게 몸에 충격을 받더라고요. 나는 괜찮겠다 했는데, 어느 날 강단에 섰는데 너무 이게 가운이 무거운 거예요. 숨을 못 쉬겠는 거예요. 이게 뭐지? 도대체… 한번은 그래서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다가 예배를 중단했어요. “잠깐 쉬었다 합시다.” 앉아 가만히 있었어요. 숨을 못 쉬겠는 거야 막 뛰쳐나가고 싶은 거예요. 막….” 


농어촌교회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들어오는 교인은 없고, 교인들은 점점 돌아가시고, 마을도 없어질 위기에 교회가 새롭게 부흥할 길도 없다. 어르신 몇 명, 많아야 이십 명인데 이분들을 통해서 교회를 유지한다는 것도, 목사의 사례를 기대한다는 것도 어렵다. 정말 사방이 막힌 것 같다. 인터뷰를 진행한 이 목사가 겪고 있다는 공황장애는 농촌목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단어인 것 같다. 


하지만 농어촌교회가 이렇게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고,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서 농어촌교회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 아마 농어촌교회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몇 차례 이어질 이 이야기의 큰 주제를 그래서 ‘농어촌 목회가 블루오션이다’라고 불러도 좋을 듯싶다. 그 길을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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