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우리의 뇌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by 최창국2023-10-27

기도는 매우 역동적인 힘이 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면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기도가 지닌 특성이기도 하다. 물론 기도를 통해 단지 개인의 내면의 안녕과 욕구만을 추구할 때 기도는 종교 중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기도는 우리의 내면과 삶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


기도에 관한 신학과 현상학의 통합적 연구를 처음 시도한 프레드릭 헤일러는 누구도 자신의 정신이나 내면세계와 관련이 없는 추상적인 내용으로 기도할 수 없다고 하였다.[1] 헤일러의 말처럼, 누구도 자신의 내면세계와 무관하게 기도할 수 없다. 따라서 기도가 우리의 삶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우리가 기도를 통해 신비적이고 초월적인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일반은총, 즉 창조적 선물인 내면세계, 뇌 등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종교심리학의 개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여러 종교 행위 가운데 특별히 기도가 가져오는 효과를 강조하였다. 그는 종교 행위 가운데 기도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본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기도할 때와 기도하지 않을 때의 차이점은 마치 우리가 사람을 대할 때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과 사랑의 마음 없이 바라보는 것에서 나타나는 경험의 차이와도 같다. 우리가 아주 오래된 (진부한) 세상 속에 산다 할지라도 기도가 개입되면 우리의 정신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다.”[2] 기도는 신학적, 영적 의미를 지닐뿐 아니라 인간 삶의 여러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기도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효과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첫째, 기도는 성품 개선에 효과가 크다. 기도와 감사의 관계를 관찰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기도를 더 많이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감사의 성품이 더 높게 나타났다. 기도와 감사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마이클 지가렐리가 그리스도인 성품 지수(Christian Character Index)에 관한 연구를 위해 미국 내의 50개 주, 전 세계 60개국을 대표하는 5,000명 이상의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적 연구에 따르면, 기도와 찬송과 예배 생활의 비율이 높은 그리스도인들에게서 감사의 성품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감사의 성품이 계발된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 기도와 찬송과 예배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3] 이는 기도와 감사는 상호유기적 관계 안에 있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진정한 기도는 감사와 같은 성품을 우리 안에 형성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기도는 우리에게 수많은 성품의 특성을 계발하는 하나님의 능률적이고 효과적인 커리큘럼이기도 하다.


둘째, 기도는 뇌를 치유하고 성장시킨다. 앤드류 뉴버거가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실시한 뇌 연구에 따르면, 모든 형태의 명상이 뇌의 긍정적 변화와 관계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최대의 뇌 기능의 향상은 참여자들이 구체적으로 사랑의 하나님을 묵상하고 기도할 때 이루어졌다. 사람들이 사랑의 하나님을 묵상하고 기도할 때, 추론하고 판단하고 하나님 같은 사랑을 경험하는 이마 바로 뒤쪽의 뇌 부위 전전두피질을 발달시키고, 그에 따라 공감과 동정과 긍휼과 이타심의 역량을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부분은 그 다음이다. 사랑의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고 예배하면 타인 중심의 사랑이 커질 뿐 아니라 예리한 사고력과 기억력까지 더 좋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즉, 사랑의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고 예배하면 실제로 뇌의 치유와 성장이 촉진되었다.[4] 따라서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의 본질을 어떻게 믿고 기도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사랑의 하나님을 믿고 기도할 때 우리의 신체적, 관계적, 심리적, 영적 상태가 달라졌다. 


셋째, 기도는 하나님의 창조적 선물인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마이애미대학교의 연구팀이 만성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고,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묵상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질병에 대항해 싸우는 주요 면역세포들의 숫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대학교가 100여 명의 여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종교 활동 수치가 높을수록 백혈구나 림프구 같은 면역세포의 수치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5] 기도와 묵상은 중요한 영적 삶의 방편이기도 하지만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에서 1987년과 1995년 사이에 2만 1,000명이 넘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기도와 같은 종교 생활과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예상 수명이 7년이나 연장되었다고 밝혔다.[6] 


넷째, 기도는 자기 절제력을 높여준다.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기 전에 평소 기도를 해온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며 직면한 문제에 효과 있게 대처하는 힘을 보인다. 묵상과 기도에 사용한 시간은 자아에 병적으로 함몰될 수도 있는 삶을 극복하도록 도와 줄 수 있다.[7]


다섯째, 기도는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발휘한다. 기도는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영향을 감소시킨다. 기도하는 동안 인간의 뇌파와 심박동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결과가 나타났다.[8] 특히 평소 다른 사람을 위하여 기도해 주는 사람들의 경우 재정적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신체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자신의 재정적인 유익만을 위하여 기도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인 정서를 잘 다스리지 못한다. 기도하는 사람이 자신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나아가 기도는 스트레스로 인한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는 결과가 나타났다. 체스터 톨슨과 헤롤드 코닝의 의하면, 가장 효과가 뛰어난 스트레스 감소요법은 기도라고 하였다.[9] 나아가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예배에 참석하고,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고, 여러 가지 형태의 종교적인 활동에 참여하면 개인의 삶과 건강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들이 임상연구를 통하여 밝혀지고 있다.[10] 


신앙심 깊은 기도는 사람을 상대적으로 더 튼튼한 부부관계와 가정생활을 유지하게 하고, 상대적으로 더 건전한 생활방식을 가지게 하고,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더 쉽게 이겨내게 한다. 나아가 심각한 혈관 관계 질환을 막아주고, 상대적으로 더 강력한 면역체계를 형성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11]



1. Friedric Heiler, Prayer: A Study in the History and Psychology of Religion, 308. 

2. 윌리엄 제임스, 종교 체험의 여러 모습들, 496.

3. 마이클 지가렐리, 예수의 성품을 가진 크리스천, 81.

4. Andrew Newberg·Mark Robert Waldman, How God Changes Your Brain: Breakthrough Findings from a Leading Neuroscientist, 27-32, 53.

5. T. E. Woods·M. H. Antoni·G. H. Ironson·D. W. Kling, “Religiosity is Associated with Affective and Immune Status in Symptomate HIV-Infected Gay Men,” Journal of Psychosomatic Researches, 45(1999): 165-76.

6. R. Hummer·R. Rogers·C. Nam·C. G. Ellison, Demography, no. 36/2(1999): 273-85
7. 월트 래리모어, 하나님이 창조하신 건강한 사람, 258-59
8. 필립 얀시, 기도, 456.
9. Chester Tolson·Herold Koening, The Healing Power of Prayer, 48
10. 래리 도시, 치료하는 기도  참조, 이 책은 미국의 80여 의학대학원에서 대체의학의 한 유형으로 기도치료에 관한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11. Chester Tolson·Harold Koenig, The Healing Power of Faith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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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창국

최창국 교수는 영국 University of Birmingham에서 학위(MA, PhD)를 받았다. 개신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제자들교회 담임목사로 섬겼다. 현재는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 실천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는 『삶의 기술』, 『실천적 목회학』, 『영혼 돌봄을 위한 멘토링』, 『해결중심 크리스천 카운슬링』, 『영성과 상담』, 『기독교 영성신학』, 『기독교 영성』, 『중보기도 특강』, 『영성과 설교』, 『예배와 영성』, 『해석과 분별』, 『설교와 상담』, 『영적으로 건강한 그리스도인』, 『영혼 돌봄을 위한 영성과 목회』 등이 있다. 역서는 『기독교교육학 사전』(공역), 『공동체 돌봄과 상담』(공역), 『기독교 영성 연구』(공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