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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영'에 대한 총 13개의 게시물이 검색되었습니다.
중년의 제자도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박혜영 작성일 2024-05-13

사람 사이를 이해하고 목회를 하는 데 격려 상담이라는 책이 크게 도움 되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사람은 두 겹의 모습입니다. 속모습에는 두려움이 있지만, 겉모습에는 그 두려움을 가리기 위한 방어막이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한 교회에서 오랜 기간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성경공부를 해도 상대방 속에 있는 그 두려움에 도달하지 못하는 일이 많은 겁니다. 그러면 교회는 피상적인 곳이 되고 맙니다. 그렇다면 완전 솔직해지라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걸 지적한다는 게 이 책의 장점입니다. 해결책은 상대방에게 온전히 헌신하는 마음에서 나…

성찬식과 우상숭배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박혜영 작성일 2024-04-08

고난주간 수요일 저녁에 모이는 성찬식(주의 만찬) 참석을 위해 매번 성도들이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 반갑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시간을 내는 일도, 가장 붐비는 퇴근 시간에 모임 시간에 맞추어 안양에 도착하는 일도, 동네를 돌고 돌면서 차 댈 데를 찾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교회가 수요일 저녁을 고수하는 이유는 그만큼 성찬식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귀한 것을 얻고자 하면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습니까? 문제는 귀한 것을 얻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살펴보니 제가 성찬식에 대한 글을 다섯 편이나…

진정한 ‘내 소유’는 무엇인가
[성경과 신학] 작성자 by 박혜영 작성일 2024-03-08

시편 119를 읽는 데 아주 익숙한 표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내 소유는…”(56절). 사유재산, 소유권, 소유주…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 세상 역사는 ‘소유의 역사’ 아니겠습니까? 아시다시피 ‘소유한다’는 말에는 단지 ‘필요가 있기에 갖고 있다’라는 뜻 그 이상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소유가 많을수록 존재감을 얻으며, 소유가 많을수록 대접받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소지하고 저울에 올라서면 무게가 더 나가는 것처럼, 많이 소유할수록 무게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 여겨, 우리는 ‘내 소유’라는 말에서 …

읽지 않는 시대에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박혜영 작성일 2024-01-23

전철을 타고 앉으면 전 아직도 책을 읽습니다. 후줄근한 면바지에 남방, 운동화, 거의 하얗게 센 숱 많은 머리, 안경을 코에 건 모습으로 책을 꺼내 들면 나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시대에 안 맞는 건 아닌지, 어떤 때는 살짝 위축됩니다. 그럼 나도 전자책 단말기를 사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볼지 고려한 적도 있습니다. 이내 접었습니다. 종이 질감을 포기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눈을 들어 주변을 둘러봅니다. 책 읽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전부 화면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뭘 보는지 궁금해서 다른 사람들 화면을 슬쩍 쳐다봅니다. 드…

“저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마 1:20).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니라”(요 3:8). 예수의 탄생과 그리스도인의 거듭남 사이에는 유사성이 있습니다. 성령으로 잉태, 또는 성령으로 난다는 것이며,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서”(요 1:13) 말미암은 일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을 믿으면 성령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있음을 믿게 되며, 성령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을 아무 어려움 없이 믿습니다. 둘 다 원리가 …

상(床)을 베푸시는 하나님
[성경과 신학] 작성자 by 박혜영 작성일 2023-11-22

우리는 성찬의 말씀을 나누고, 주의 떡과 잔을 함께 먹는 시간을 갖습니다. 매번 이 시간을 맞이할 때마다 이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은혜의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자세로 준비하고 있습니다.성찬식의 기원은 흔히 알고 있는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고전 11:23)보다 훨씬 이전인 광야 시대의 성막에 놓인 ‘상’에 있습니다(참고. Brant Pitre, Jesus and the Last Supper). 레위기 24:5-9과 출애굽기 25:23-30은 둘 다 광야의 성막 안에 설치한 ‘진설병 상’에 대한 설명입니다. “너는 대접과…

믿음의 출현
[성경과 신학] 작성자 by 박혜영 작성일 2023-10-06

“만일 너희가 굳게 믿지 아니하면 너희는 굳게 서지 못하리라”(사 7:9). 믿는 자란 서 있는 자이며, 흔들리지 않는 자입니다. 믿음은 계속 서 있는 것입니다. 여기선 믿는 자의 의지와 태도를 강조하는 느낌입니다. 분명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의지와 버티는 태도가 ‘믿음’의 전부는 아닙니다. 처음에 서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믿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당신은 처음 어떻게 서 있게 되었습니까?’ 그 질문도 중요합니다.“아브람[아브라함]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창…

책이 사라지는 시대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by 박혜영 작성일 2023-08-14

지난 3월 말로 제가 지금까지 30년 동안 단골로 다니던 신학 전문 서점이 폐업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라비블’이라는 곳인데, 주로 영국이나 미국에서 출판된 신학 및 경건 서적을 판매했으며, 주문 대행도 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작은 사무실 정도였지만, 전성기 시절에는 강남 사거리 그럴듯한 건물에서 판매 공간도 널찍했습니다. 그러다가 주인이 여러 번 바뀌고 이사도 다니고 했지만, 판매 공간만큼은 그럭저럭 유지했는데, 2-3년 전부터 다시 작은 사무실로 규모를 축소했고, 그러다 이제는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 한 달에…

산을 오르듯 한 걸음 한 걸음
[목회] 작성자 by 박혜영 작성일 2023-07-08

제천 쪽에 있는 충주호에 가면 구담봉이라는 봉우리가 있습니다. 남한강 뱃길을 따라 단양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이는 경승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산이라기보다는 절벽 형태로 서 있는 봉우리이기 때문에 아주 가파른 계단으로 힘겹게 올라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보통 계단이라 하면 한글 니은[ㄴ]이나 기역[ㄱ]자 모양 아닙니까? 그런데 여긴 계단 경사가 얼마나 심한지 알파벳 제트[Z]자 모양이었습니다. 위를 쳐다보지도 않고, 아래를 내려다보지도 않고, 오직 발 딛는 계단만 하나하나 보면서 올라갔습니다. 열 개 올라가면 쉬고, 열 개 올라가면 쉬…

가르친다고 애썼지만
[성경과 신학] 작성자 by 박혜영 작성일 2023-05-12

교회의 큰 절기가 되면 내 “영혼의 크기”가 작은 것을 실감하곤 합니다. 절기가 기념하고 선포하는 교리의 크기를 저의 그릇으로 담지 못해 버거운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으니, 저의 방침은 이랬습니다. 웅장하게 선포하지 못한다면, 그 내용이라도 철저하게 가르치자!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가르쳤습니다.왜 이렇게 성경의 교리를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철저히 배우는 게 중요할까요? 그래야 조금이나마 교리가 지시하는 세계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름만 들었을 뿐, 그 이름 안에 있는 세계가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