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람, 팀 켈러

그를 통해 영적 거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 받다

저자명 Collin Han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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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고상섭 목사(그 사랑교회) /  출판사 두란노 / 작성일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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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클레어 퍼거슨은 젊은 목회자들에게 “팀 켈러처럼 되려면 팀 켈러가 쓴 책만 읽어서는 안 되고, 팀 켈러가 읽었던 책을 읽어야 한다.” 라고 말했다. 팀 켈러가 오늘의 팀 켈러가 된 것은 그가 읽었던 수많은 스승들의 저작들이 여기에 있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팀 켈러가 읽었던 책’이라는 의미 속에는 팀 켈러가 영향을 받았던 수많은 영적 거인들의 원천을 누리고 맛보라는 권면이 포함되어 있다. 


콜린 핸슨이 쓴 <하나님의 사람, 팀 켈러>는 싱클레어 퍼거슨이 말한 ‘팀 켈러가 읽었던 책’이 무엇어었는지를 추적해준다. 콜린 핸슨은 TGC 편집장으로 팀 켈러와 16년을 함께 사역한 동역자이며 이 책을 위해 3년동안 많은 자료와 인터뷰를 했고, 팀 켈러를 오늘날 팀 켈러로 형성하게 되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그가 고백하듯이 이 책은 “주인공 팀 켈러가 미친 영향보다 그가 입은 영향을 더 탐구한 책이다.”(383) 그래서 여타 다른 전기와는 다른 차별성을 보이고, 이 책을 통해 팀 켈러가 만난 영적 근원들로 독자들을 안내해준다. 


1. 약점을 통해서도 일하시는 섭리의 하나님  


팀 켈러의 20대 초반 회심을 하기 까지의 삶은 하나님이 팀 켈러를 형성하기 위해 섭리적인 기초를 놓는 시간이었다. 팀 켈러는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팀 켈러의 아버지는 출장이 잦은 직업을 가졌고 그 집을 이끌어 갔던 것은 어머니였다. 마치 그림자처럼 있는 아버지와 완벽주의 어머니 사이에서 팀 켈러는 자랐다. 가톨릭에서 루터교 신자로 변한 어머니는 율법주의의 전형으로 아이들을 양육했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완벽주의 어머니 밑에서 팀 켈러는 지속적인 마찰이 있었고, 지속적으로 어머니에게 저항하고 말대꾸를 하는 과정 속에서 더 논리적인 사람으로 성장했다. 그렇게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학창시절의 따돌림과 괴롭힘을 경험하면서 팀 켈러는 더욱 독서에 의존하는 삶을 살았다. 


오늘날 팀 켈러를 대표하는 논리적 변증과 다양한 독서는 그의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난 하나님의 선물같은 것이다. 팀 켈러의 동생은 당시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빠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스타트렉’을 보지 못했을 거예요 오빠가 엄마한테 말싸움을 걸어야만 우리는 이것도 보고 저것도 할 수 있었지요. 엄마는 악착같이 자기 생각을 관철시키려 했거든요” “오빠가 사람들에게 말하는 데 아주 능한 데는 엄마를 감당해야 했던 그 내공도 한몫했다고 봐요” (40) 


2. 복음과 연합의 중요성 


팀 켈러는 종교학교에 들어가서 다양한 종교를 배우면서도 기독교 신앙에 대한 명확한 확신이 없었다. 그가 신앙의 확신을 갖게된 계기는 친구들의 권유로 들어간 IVF 선교단체를 통해서였다. 당시 바버라 보이드 등으로 성경공부를 하는 법을 배웠고, 무엇보다 이 선교단체에서 팀 켈러는 영적부흥을 맛보았고 이것은 리디머 교회의 부흥의 기초가 되었다. 또한 IVF를 통해 존 스토트를 만났고, 마틴 로이드 존스를 흡수하는 시기였다. 여기에서 팀 켈러는 분열을 낳는 한쪽 교리를 주장하기 보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공통분모를 중시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배웠다. 팀 켈러의 회심에 영향을 준 C.S.루이스 책 <순전한 기독교>에서도 루이스는 다양한 교단의 한쪽 교리가 아니라 모든 기독교가 공통으로 말할 수 있는 ‘공통(mere) 기독교’를 설명하고 싶었다. 팀 켈러가 복음의 연합을 강조하는 기초를 하나님은 이 시기에 만들어 가고 계셨다. “핵심은 핵심이고, 부차적인 문제에서는 견해가 갈리는 그리스도인과도 마음을 열고 협력해야 한다, 그것을 나는 IVF에서 배웠다.” (83) 


3. 다양한 원천을 종합하라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라는 말이 있다. 오늘 내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신앙의 관점들은 책과 역사를 통해 검증된 신앙의 선배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이다. 팀 켈러가 오늘의 팀 켈러가 된 데에는 수많은 스승들의 도움이 있었다. R.C.스프로울 박사를 통해서 팀 켈러는 프란시스 쉐퍼를 배웠고, 리고니어 밸리에서 밤새 질문을 하고 토론을 하는 ‘잡담 모임’을 통해 배운 경청과 배움을 팀 켈러는 리디머 교회를 개척했을 당시에 적용하여 주일 오후에 사람들과 허심탄회하게 설교와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R.C.스프롤의 ‘잡담 모임’은 프란시스 쉐퍼의 ‘라브리’에서 배운 모델을 적용한 것이었다. 


이것이 팀 켈러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고, 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더 뉴욕의 젊은이들에게 ‘우상숭배’ 라는 개념으로 죄를 설명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소통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콜린 핸슨은 팀 켈러의 가장 큰 장점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영향을 ‘종합’ 하는 것이라 말한다.   


“존 스토트의 현실참여적 설교와 헤르만 바빙크의 내세적 세계관을 수용하고, 제인 제이콥스의 새 도시론과 쇠얀 키에르케고어의 실존 철학을 붙들었다...잭 밀러와 R.C.스프롤, 엘리자 베스 엘리엇과 바버라 보이드, 리처드 러블레이스와 하비 칸을 품었다. 켈러는 반정립보다 종합을 선호했다.” (p377) 


팀 켈러는 존 파이퍼와의 대화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단지 사람 수가 많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원천이 다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컨대 청교도 작가의 진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그만큼 부실한 겁니다. 훌륭한 청교도 작가들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청교도밖에 모르는 것 같은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청교도의 숲에 들어가서 나온 적이 없ㅇ지요, 그쪽 책만 읽습니다. 말하거나 설교할 때마다 고어가 튀어나올 정도입니다.”(p376) 


팀 켈러는 C.S.루이스와 조나단 에드워즈를 모두 종합한 사람이다. 그 둘은 너무 달라서 서로 잘 지내지 못할 것이 확실하지만, 팀 켈러 안에서 루이스와 에드워즈는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그래서 둘 중 하나에 너무 빠져들면 다른 하나가 와서 “그게 유일한 길은 아니지” 라고 말해주며 균형을 잡아준다고 말한다. 


한 두 사람에게만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대개 그 사람의 복제품이 되고 만다. 그러나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게 되면 자신 만의 사상이 생기게 된다. 팀 켈러의 독창성은 다양한 원천들의 종합에서 나타난다. 여러 출처를 한데 모아 뜻밖의 통찰을 이끌어 낸다. 결국 팀 켈러를 통해 사람들은 영적 거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 받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영적 거장의 원천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 거장을 소화해서 현대화한 팀 켈러 안에 있는 거장의 적용을 경험하는 것이기에 더 없이 좋은 원천이 된다. 레시피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잘 요리된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4. 결국은 성품이다.  


팀 켈러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많은 약점을 가진 리더이다. <센터처치>에서 팀 켈러는 교회의 운동성과 제도성 모두를 강조한다. 처음에 개척을 해서 운동성이 강한 교회가 제도화 되지 못하면 탈진에 이른다고 경고한다. (센터처치 p.716) 


이 경고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팀 켈러의 약점을 노출시킨 리더십의 위기로부터 배운 교훈이다. 콜린 핸슨은 팀 켈러가 유능한 경영자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사람을 중시하던 팀 켈러는 팀원 모두의 행복을 지켜 주려는 쪽이었는데, 이끄는 기관의 규모가 커지면서 모든 사람을 늘 행복하게 해줄 수 없었다고 말한다. (p306) 팀 켈러는 그 당시를 이렇게 고백한다. 


“때로 동역자들은 내 비전이 내 지도 능력이나 그들의 수행능력에 비해 너무 속도가 빠르다고 항의했다.” 그리고 팀 켈러는 자신의 결점 때문에 오랫동안 힘들어 하며 괴로움에 마음이 낮아져서 많은 시간 무릎으로 기도했다고 한다. 이런 팀 켈러의 리더십의 문제는 1994년 딕 카우프먼이 행정목사로 부임하면서 많이 해소되기는 했지만 결국 이 과정을 통해 팀 켈러는 더욱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사람이 되었고, 그의 성품이 더욱 연단되는 시기였다. 


리디머 교회에서 팀 켈러를 우상화 하는 사람은 없다. 그가 약점이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한다. 그의 겸손한 성품 때문이다. 팀 켈러도 목회자가 성공하는 비결은 성품이라고 말한다. 설교, 상담, 그리고 이끄는 일을 동시에 다 잘하는 목사는 없다. 따라서 자신에게 부족한 은사를 성품으로 보완해야 한다. 


“리더십 책들은 대체로 자신의 약점과 부족한 은사를 파악하라는 것과 이를 보완해줄 은사가 있는 사람들과 팀으로 사역하라고 말하지만 그게 가능하다해도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 본인의 경건으로 보완하지 않는 한 은사의 부족함이 당신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 사역은 어느 쪽이든 사람의 영적 성품을 증폭시킨다. 이전의 모습 그대로 두지 않는다. 이전보다 훨씬 나은 그리스도인이 되거나, 반대로 훨씬 못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한다.” (p309) 


5. 무엇보다, 기도하라  


팀 켈러는 2021년 은퇴 후에 기독교 잡지 world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시 돌아간다면 좀 더 다르게 했을 사역은 어떤 것입니까?” 라는 질문에 “다른 무엇보다도 절대적으로 기도했을 것입니다.” 라고 답했다. <하나님의 사람, 팀 켈러> 책 곳곳에서 팀 켈러와 캐시 켈러는 기도의 사투를 벌렸던 장면들이 나온다. 뉴욕에서 개척을 시작할 때 팀 켈러는 확신이 없어서 기도에 매진했다. 또한 캐시 켈러가 병에 걸렸을 때 팀 켈러는 목회를 그만두어야 하는가 하는 기로에 서게 되었고, 그때도 어려움을 돌파하게 된 것은 기도였다. 미국에서 911 사태가 일어났을 때 팀 켈러와 케시 켈러는 매일 부부가 함께 기도해야 한다고 결정했고 팀 켈러가 홍콩이나 지구 반대편에 있을 때는 전화로 함께 기도했다고 고백한다. 2016년 TGC 여성 컨퍼런스에서 캐시 켈러는 기도에 대한 인터뷰에서 리디머 교회의 개척 당시 12월 31일에서 새해를 맞이할 때 아파트에 모여서 철야기도를 하기도 했고, 그것이 리디머 교회를 세워가는 초석이 되었다고 말했다. 


콜린 핸슨도 책의 마무리를 하면서 팀 켈러를 3년동안 인터뷰 하면서 가장 돋보이는 주제가 있다면 하나님의 은혜를 더 깊이 체험하려고 하는 팀 켈러 목사의 영적 갈망이었다고 한다. 암과 싸우는 중에도 암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죄와 싸운다고 고백했던 팀 켈러는 존 오웬이 죽음을 앞두고 쓴 <그리스도의 영광>을 묵상하면서 기도했다. 


<하나님의 사람, 팀 켈러>의 에필로그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무엇보다 팀 켈러는 기도로 하나님께 돌아갔다. 믿음으로만 보던 그분을 직접 뵈올 그 날을 더 길고 깊은 기도로 준비하고 있다.” (p382)


팀 켈러가 팀 켈러가 된 것은 많은 영적 스승들과 그들의 원천들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그 종합과 재창조의 이면에는 깊은 그의 기도가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 팀 켈러의 지성에 매료되었다면, 책을 다 덮고 나서 팀 켈러의 기도에 매료되었다. 


“교회의 지도자들, 특히 목회자들은 분명히 기도의 사람이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기도할 때는 그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형식적이거나 공적이 아니라 실제로 하나님과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나 그룹으로 기도에 갈급하게 되어 함께 모여 기도하게 됩니다 … 개인 기도하든지 공동 기도에서든지 목회자는 기도하는 모습을 성도들에게 보여 주어 그들이 스스로 기도 생활에 갈급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목회자가 성도들을 기도하도록 인도하는 주된 방식입니다.”


팀 켈러와 캐시 켈러 [교회는 어떻게 기도를 격려해야 하나요?] 관련 영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