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칼럼_그러니까 나는 ··· 나였어!

  

오늘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도시악어』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나는 악어야”라는 소소한 자기 고백과 함께 등장하는 악어는 도시 생활 적응을 위한 노력을 합니다. 악어는 타인에게 피해를 줄까 봐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통제하며 생활합니다. 사람들의 일상을 흉내 내며 그것이 자신의 원래 삶인 것처럼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습니다. 노력과는 다르게 사람들은 자신을 싫어하고 피하는 것만 같습니다. 악어의 모습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습니다. 악어는 자신의 노력을 탓하며 더 많이 애쓰고, 노력하지만 결과는 동일합니다. 

이후 악어는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물속에 빠지면서 자신이 악어임을 깨닫게 됩니다. 악어는 사람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고, 고쳐야하는 약점이 아닌 자신의 강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단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자신의 모습을 포기하면서 관계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타인의 평가 때문에 나의 강점을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나의 만족이 아닌 그들의 시선에 충분함으로 보여주려 애쓰는 건 아닌지… 최선을 다해도 돌아오는 것들은 실망감이고, 진심을 다해도 결국은 배신감을 느끼며 자기를 비난하는 소리에 갇혀버립니다.

나니까 할 수 있는 것은 ___________내 덕분에__________나만의 특별함은_____________나에게 듣고 싶은 말은 __________.

악어는 물속에 빠지는 순간까지도 눈을 꼭 감고, 이제는 다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악어는 자신이 물속에 살았던 악어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숨기고, 없애버리고 싶었던 자신의 모습이 물속에서 가장 잘 어울리고 괜찮음을 알게 됩니다.

악어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되는 그 순간, 처한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내려놓아도 괜찮은 나의 노력과 수고는 무엇일까요?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해도 괜찮은 나의 애씀과 최선은 무엇일까요? 지금이라도 당장, 알아차리면 괜찮은 나의 마음

과 모습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가장 두려워했던 나의 모습과 환경이 진짜 나를 찾아줄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처음부터 나였어!!!

작성자 : 오선미 소장(한 예술치료교육연구소)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