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칼럼_아무튼, 계속

  

2020년 연말 즈음, 『아무튼, 달리기』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얇은 책이라 여기며 별생각 없이 폈는데, ‘달리기’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지식을 얻는 즐거움도 있었고, 인생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내일부터 나도 달려봐야겠다’라는 마음도 갖게 했으니 꽤 잘 쓴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피식거리며 읽지만 진지하게 다가온다. 나도 달리기를 시작했다”라는 독자의 한 줄 평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은 ‘아무튼’ 시리즈의 서른세 번째 이야기였습니다. 책을 펼쳐보니, “‘아무튼, OO’은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음… 무척 흥미로운 기획이군” 하고 생각했습니다. 찾아보니 별별 주제가 다 있습니다. 아무튼 외국어, 아무튼 술, 아무튼 비건, 아무튼 메모, 아무튼 산, 아무튼 떡볶이, 아무튼 장국영, 아무튼 할머니…. 

『아무튼, 달리기』를 꽤 재미있게 읽은 터라, 한 권 만 더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신중히 고른 책은 『아무튼, 계속』 이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물론 저의 개인적 취향일 테지만 『아무튼, 달리기』만은 못했고, 그렇게 저의 ‘아무튼’ 시리즈 독서는 마무리되었습니다(그런데 최근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아무튼’ 시리즈에 합류하여 고민 중입니다. 맛깔나는 문장의 유혹을 쉽게 이기지 못하는 편입니다).

많고 많은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아무튼, 계속』이라는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아무튼 계속”은 저의 모토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믿음의 여정은 “아무튼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성경은 낙심하지 말고 계속하라, 인내하라고 가르치고 있거든요. 여러 곳에서….

“자신을 속이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조롱을 당하지 않으십니다. 사람은 무엇을 심든지 심은 대로 거두는 법입니다. 자기 육체를 위해 심는 사람은 그 육체에서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님을 위해 심는 사람은 성령님에게서 영원한 생명을 거둘 것입니다.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맙시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거둘 때가 올 것입니다(갈라디아서 6장 7-9절).”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우리를 지켜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모든 무거운 짐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달려갑시다. 그리고 우리 믿음의 근원이시며 우리 믿음을 완전케 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그분은 장차 누릴 기쁨을 위하여 부끄러움과 십자가의 고통을 참으셨으며 지금은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십니다(히브리서 12장 1-2절).”

그것이 무엇이든, 무엇인가를 계속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에는 더욱 필요한 실력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아주 특별(?)하게 보낸 지난 2년 반 여의 시간 동안, 지치지 않는 것, 낙심하여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중요한 무엇인가를 계속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시대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무엇을 계속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계속할 생각입니까? 그리고 무엇을 중단할 생각입니까? 참으로 중요한 결정입니다.

저는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일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나의 뜻 보다 아버지의 뜻을 더 소중히 여기며 순종하는 일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가르치는 일, 나에게 맡기신 사명의 여정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나의 가족과 나의 지체들을 사랑하는 일도 계속할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계속할 생각입니까?

한 해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한 해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아무튼 계속”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계속할 필요가 없는 일, 아니 당장 그만두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반드시 그만두어야 할 일, 그만두어도 될 일이 있지만, 절대 그만두지 않아야 할 일,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일도 있습니다. 그 일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중단하지 말아야 할 그 일을 “아무튼 계속” 하시기 바랍니다. 결승점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니까요.

“그대는 그대의 삶과 가르치는 일을 잘 살펴 꾸준히 그 일을 계속하십시오. 그러면 그대 자신과 그대의 말을 듣는 사람들을 다 구원하게 될 것입니다(디모데전서 4장 16절).”

작성자 : 김건우 목사(좋은씨앗교회)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