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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나의 영웅, 팀 켈러
by Collin Hansen2023-05-20

기리며: 팀 켈러(1950-2023)


2021년 1월, 무거운 생각에 짓눌린 채 나는 텅 빈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영웅을 대면하는 건 아닌데….


티모시 켈러의 영성과 지성의 형성 여정에 관한 책을 쓰기로 막 계약을 맺고 난 뒤였다. 나는 2008년부터 팀과 함께 일했다. 하지만 이 책을 쓰기로 한 이 순간부터는 그의 가장 오래된 친구들, 가장 가까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다. 그들은 그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무얼 알게 될까? 그의 옷장 깊은 곳에서 어떤 유물을 찾게 될까?


엄청난 특권처럼 느꼈었는데 갑자기 중압감이 몰려왔다.


그리고 2년 반이 지나고, 나는 이 영웅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그의 생애 마지막 몇 년 동안 나는 그가 살아온 삶을 거의 다 알고 있는, 심지어는 1970년에 그가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의 일도 알고 있는 사람들, 곧 그의 가족들과 그의 친구들을 통해서 그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를 멀찍이 있는 영웅이 아니라 나의 친구로, 내가 예수님을 사랑하도록 도와준, 나의 친구로 알게 되었다. 


남 얘기


나는 팀 켈러가 다른 사람에 관해서 이런저런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십자가에 대해 많은 말을 한 사람에게서 우리가 기대해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내 목회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그렇지 않은 게 일반이다. 나 역시 고백하기보다는 비판하는 데 더 많은 말을 낭비했다. 안타깝게도, 불평을 들어줄 귀는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팀 켈러는 달랐다. 그는 단 한 번도 내게 전화해서 자기가 중상모략을 당했다며 화를 내지 않았다. 내가 The Gospel Coalition의 공동 설립자인 그를 당혹스럽게 만든 글을 썼을  때도 그는 결코 불만을 내뱉지 않았다. 켈러 문화 변증 센터의 전무이사로서 내가 쓴 글이나 내 리더십을 비판하는 이메일을 보낸 적도 없다.


그와 마지막으로 나눈 전화 통화 몇 차례 중에 내가 좌절감에 빠져서 그만 그에게 목소리를 높였던 게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때 나는 그가 내린 결정에 속이 상해 있었다. 그가 한 일은 내 걱정을 들어주고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것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는 끝까지 내가 결코 갚을 수 없는 선물로 내가 하는 일을 축복해 주었다. 그 끔찍한 암으로 죽어가면서 그렇게 했다. 그는 로마서 12:17-18 말씀대로 살았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애쓰십시오. 여러분 쪽에서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하게 지내십시오.” 


비판에 관하여


팀은 대결을 싫어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길 바랐기 때문에, 화평의 행동을 보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그와 함께 일했기 때문에, 그가 곤란한 대화를 피해서 혼란을 불러일으킬 때가 종종 있었다는 걸 잘 안다. 내가 이 책을 쓰고 난 후, 그가 자신의 관리 능력 부족에 대해 옛 스태프들이 불평한 부분을 읽고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나는 몰랐다. 내가 아는 많은 목회자나 사역자들은 대부분 그러한 비판이 공개 기록에 들어가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데 팀은 허락했다. 심지어 그는 스태프들을 좌절시킨 책임을 오롯이 짊어졌다. 요한일서 1:9 말씀이 떠오른다: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하나님은 신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셔서,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데는 빠르고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데는 더딘 지도자를 만나면 힘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교회 리더십 전반에 걸쳐 그게 일상다반사다. 팀과 함께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설교한 그대로 실천했다. 그는 존 뉴턴이 “논쟁에 관하여”라고 불리는 그의 편지에서 했던 조언을 자주 인용했다. 팀은 가장 가혹한 비평가들의 가시 돋친 말에서도 진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친구들에게서 오는 비판에는 보통 핵심이 있고, 실제로 당신을 아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동의하지 않을 때 거기에 진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책망이 일부 또는 심지어 크게 잘못되었더라도, 당신이 정말로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십시오. 아마도 당신이 신중하지 못하게 행동했거나 발언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비평가가 제시하는 비판이 근거가 틀렸더라도 그의 지적은 일부나마 옳을 것입니다. 그 비판의 근거가 잘못되었더라도, 자신의 부족함을 확인하고 주님 앞에서 마음을 다해 회개하고 겸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러면 비판으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며, 비판하는 이의 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비판하는 그 사람을 정중하게 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팀이 이 성찰의 글을 쓴 때는 아직 소셜 미디어가 정점을 찍기 전, 그러니까 그가 정치적, 신학적인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그리스도인들로부터 비판의 대중적 표적이 되기 전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의 견해나 태도에 어떤 변화도 느끼지 못했다. 그리스도인들이 비판에 대해 이렇게 반응할 때, 그들은 하나님의 은혜가 그들의 마음에 작용하고 있다는 좋은 생각을 품게 된다. 뉴턴이 우리에게 가르쳤듯이,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는 길을 잃은 영혼들이 집으로 가는 길을 찾게 한다. 볼 수 없는 이들이 볼 수 있게 한다. 그렇게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는 당신과 나 같은 비참한 사람을 구원한다.


소명


팀은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또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말하는 걸 즐겼다. 무언가에 관해서 얘기하는 걸 즐겼다. 그래서 그는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습니까? 바로, 거의 50년 동안 함께한 그의 아내 캐시. 그가 읽은 최신 책이나 논문. 그리고 예수님. 무엇보다 그는 예수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팀의 설교를 들었거나 그가 쓴 많은 책 가운데 하나를 읽었다면, 그것은 곧 당신이 예수님을 만난 것이다.


팀에 관한 내 책을 평론한 한 사람은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주제를 말하는 걸 꺼린다고 지적했다. 목회 소명이라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질문을 내가 어떻게 그냥 간과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나는 사역자로서 팀의 소명에 관해서 쓰지 않았다. 나는 그것에 관해 묻지 않았다. 나는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도 묻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그 이유를 안다. 1970년에 팀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나서, 그가 숨을 거두기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하나님의 은총이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던 수줍음 많은 한 십대를 가장 사랑받는, 세기의 설교자 중 한 명으로 바꾸어놓았다. 팀은 자신을 온전히 아시고 온전히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증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나도 그렇게 죽고 싶다. 그처럼, 모든 사람에게 예수님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구주께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우리에게 주셨다는 사실을 알리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


나의 영웅 팀 켈러를 만났다. 지난 3년 동안 그를 더 잘 알게 되었고, 그를 더 존경하게 되었다. 그의 글을 읽거나 그가 전하는 말씀을 듣고서 나는 예수님을 더 사랑했기에, 그는 나의 영웅이었다. 팀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에서 만나, 그가 배운 모든 것을 알게 될 그날이 몹시 기다려진다. 하지만 지금은 팀의 죽음이 결코 채울 수 없는 빈자리로 남았다. 그의 격려가 그리울 것이다. 그의 가르침이 그리울 것이다. 그가 못다 쓴 책들이 그리울 것이다. 그의 우정, 그의 사역에 관한 긴 대화가 그리울 것이다. 우리 세대의 많은 이들에게, 설사 그들이 팀 켈러의 설교만 듣고 그의 책만 읽었더라도, 그는 영적인 아버지가 되었다.


남은 우리 때문에 나는 슬프다. 그러나 떠난 그를 슬퍼할 수는 없다. 이제 그는 구주를 마주하여 뵙고 있다.




제목: I Met My Hero, Tim Keller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김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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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Collin Hansen

콜린 핸슨은 TGC의 편집장으로 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저널리즘과 역사를 전공했고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MDiv)를 졸업했다. 현재 Beeson Divinity School에서 자문 위원으로 섬기고 있다. 대표 저서로 Young, Restless, Reformed: A Journalist’s Journey With the New Calvinists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