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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하나님의 사람, 팀 켈러’에서
by Matt Smethurst·Collin Hansen2023-06-05

기리며: 팀 켈러(1950-2023)

콜린 핸슨은 그의 새 책 하나님의 사람, 팀 켈러(Timothy Keller: His Spiritual and Intellectual Formation)에서 복음연합(The Gospel Coalition)의 이 공동 설립자를 형성한 가족 구성원, 친구, 교수, 목회자, 저자를 조사한다. 켈러의 삶과 영향에 대한 이 매혹적인 심층 탐구서의 일독을 추천한다. 이 책을 더 읽고 싶어질 스무 대목을 간추렸다. [아래 인용의 페이지는 원문/역간본 순서] 

 


브루스 헨더슨은 자신의 스무 번째 생일이던 1970년 4월 21일, 그날의 극적인 순간을 기억한다. 브루스가 잠에서 깨어 일어나니 팀이 침대 발치 바닥에 말없이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브루스는 뭔가 달라졌음을, 팀에게 의미심장한 변화가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마침내 팀의 씨름이 끝난 것이다. 팀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었다. 마음으로 오직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하여 구원을 받았다. 어찌 된 일일까? 팀은 왜 달라졌을까? 악과 고난과 심판에 대한 그의 지적 관심은 돌연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타 종교에서 답을 모색하고 그리스도인들과 열띠게 토론한 끝에 팀은 결국 자신에게 하나님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새로운 방식의 영적 깨달음이 아니라 마침내 자신의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자신의 죄에 압도되고 실패와 결함을 직시한 팀은 성경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스스로를 계시하신 사랑의 하나님을 만났다." 그는 주제넘게 하나님을 판단하던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이제 의로우신 동시에 죄인들을 의롭다 하시는 하나님을 따르기로 했다. 정의로우신 그분이 그의 죄를 용서하셨다. 이로써 종교학도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Jesus the King)에서 그는 이렇게 술회했다. “대학 시절 설명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성경이 생생히 살아났다. 이렇게 표현하면 가장 좋을 것이다. 변화되기 전에는 내가 성경을 뜯어보고 캐묻고 분석했는데, 변화된 후에는 마치 성경이 또는 성경을 통해 그분이 나를 뜯어보고 캐묻고 분석하시는 것 같았다.” (18/53-54) 


클라우니와 메릿 중 누구를 본받았든 간에 켈러는 버크넬 시절에 들은 전도 설교 방식을 이후 수십 년간 그대로 구현했다. 그는 곁가지 없이 늘 복음의 기본 메시지를 제시한다. 즉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주관하신다는 것과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실 수 있는 그분만이 하나님께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27-28/65)


크리스티에서 켈러로 성이 바뀌기 전부터 이미 캐시는 팀 켈러의 지성과 영성이 형성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팀 켈러에 대한 글쓰기는 곧 팀과 캐시에 대해 쓰는 것이나 같다. 이 대등한 지성의 부부는 신학교에서 만날 때부터 똑같이 사역에 헌신하고 문학을 사랑하고 신학에 잔뜩 심취해 있었다. (42/86) 


머잖아 켈러는 자신의 설교를 조정하여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해야 함을 깨달았다. 호프웰에서 상황화에 입문한 셈이다. 먼저 듣고서 실상을 파악한 후에야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음을 그는 절감했다. (109-110/173-174)


웨스트호프웰에서 재직하던 중에 켈러는 리처드 백스터의 참목자상(The Reformed Pastor)을 청교도 문고본으로 읽었다. 그 책에서 백스터는 매년 적어도 한 번은 모든 교인의 가정을 심방할 것을 권한다. … 책에서 읽고 호프웰 지역의 다른 목사들에게서 본 역할 모델을 통해 그는 설교자만이 아닌 목회자의 본분을 익혔다. … 켈러는 호프웰 시절을 일생 최고도의 사역 형성기로 회고했다. (114-115, 118/180, 184)


많은 사람의 결론에 따르면 켈러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는” 법을 호프웰에서 배웠다. 호프웰의 블루칼라 회중 덕분에 그가 어렵고 복잡한 개념을 그리스도인과 비신자가 똑같이 이해할 수 있게 다듬어야만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일 신학교에서 곧바로 고학력자 위주의 회중에게로 건너뛰었다면, 그는 결코 널리 대중적인 작가나 설교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의욕적으로 배우려는 이들에게 도전하면서도 나머지 모두의 덕을 세우는 글이나 설교를 내놓지 못했을 것이다. (121/188)


켈러에 따르면 교회가 영적으로 침체되는 원인도 거기[독선]에 있다. 예수님은 아웃사이더를 끌어들이고 인사이더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셨는데, 오늘날의 교회는 반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반듯한 사람들은 자신이 교회 안에 있어야 함을 알지만, 망가진 소외층은 환영받는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143/217-218)


20세기 초의 보수 복음주의와 진보주의는 뉴욕을 온갖 득실거리는 유혹으로 신앙인을 노리는 현대판 바벨론으로 보았다. 켈러가 세우려 한 교회는 도시 안에서 도시와 구별되면서 도시를 사랑하는 회중이었다. 도시의 영적 곤경에 늘 초점을 맞추면서도 물리적 필요 또한 채워 줄 수 있는 교회 말이다. (156-157/235)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교회의 어떤 결정이 자신들과 다르면 이를 신앙고백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그들이 지적하는 교리의 타협은 때로 신학적 비전의 차이에 불과하다. (173/257)


켈러가 처음에 이 사명에 적합한 다른 사람을 찾다가 점차 자신이 가야 함을 깨닫는 동안, 필라델피아의 친구들은 몇 달째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그 모임에 가서 “제가 가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캐시가 보기에 그 결정은 남편의 평생에 “진짜 가장 ‘남자다운’ 일 중 하나”였다. 그는 이주하기가 두려웠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이 느껴졌다. 그 결단의 열매가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대형 교회가 될 줄을 그가 알았을 리는 만무하다. 교회가 실패로 끝난다 하더라도 그냥 믿음으로 다음 걸음을 내딛었을 뿐이다. (192/279-280)   


리디머가 이 장로교 여성회에서 받은 후원금은 거의 9만 달러로, 개척을 위해 모금된 총액의 약 3분의 1에 달했다. 그들의 지원은 단번의 헌금으로 그치지 않았다. 본인도 시인하듯이 캐시가 그 여성들에게 쓴 “기도 편지들은 그때까지 누군가에게 쓰거나 받은 것 중에서 가장 자기연민에 젖어 징징거리는 내용이었다. 캐시가 보기에 그 여성들은 자기네가 살벌한 대도시에서 세 아들을 길러야 하는 캐시의 입장이 아닌 것만으로도 감사해했다! 그녀가 받은 헌금 중에는 어떤 가정에서 푼돈을 모아 켈러 가정의 맥도널드 외식용이라고 따로 표시한 12달러도 있었다. 지금도 그녀는 이 여성들을 놓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캐시 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기도의 사투를 벌였어요. 그래서 처음 몇 년 동안 우리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교회개척을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과 특히 여성들이 기도한 적은 사도 바울과 초대 교회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결코 없었다고 확신합니다.” (193/281)


기독교 공동체 자체가 [리디머] 교회의 전도 프로그램이었다. … “세상에서 효과적으로 열매 맺는 선교의 진정한 비결은 우리 공동체의 질에 있다.” (197, 215/287, 310)


켈러는 … 책을 동시에 넓고 깊게 읽지 않으면 자신의 설교가 진부한 반복으로 변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206/299)


켈러는 이렇게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유능한 기독교 사역자가 되는 관건은 자신의 은사와 재능의 한계를 어떻게 온전히 은혜에 힘입어 성품으로 보완하느냐에 달려 있다. 리더십 책들이 대체로 조언하는 내용은 자신의 약점과 부족한 은사를 파악하라는 것과 이를 보완해 줄 은사가 있는 사람들과 팀으로 사역하라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면 현명한 처사지만, 그게 가능하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본인의 경건으로 보완하지 않는 한 은사의 부족함이 당신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 으레 관찰하는 바지만 사역은 어느 쪽으로든 사람의 영적 성품을 증폭시킨다. 이전의 모습 그대로 두지 않는다. 이전보다 훨씬 나은 그리스도인이 되거나 반대로 훨씬 못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한다!” (214/309) 


캐시가 매일 밤 예외 없이 함께 기도할 것을 제안했다. 그때 그녀가 한 말이 팀의 기억에 남아 있다. “당신이 죽을병 말기라서 매일 밤 취침 전에 특정한 약을 한 알씩 복용하지 않으면 의사 말대로 몇 시간 내로 죽는다고 가정해 봐요. 한 번이라도 빼먹으면 죽는 거예요. 그래도 당신은 잊어버릴까요? 건너뛰는 날이 있을까요? 아니죠, 너무 중요해서 잊지 않을 거예요. 한 번도 빼먹지 않을 거예요. 마찬가지로 이 모든 일이 우리 앞에 닥쳐왔는데도 함께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겨 낼 수 없을 거예요. 나는 절대로 못 해요. 그러니 우리는 기도해야 해요. 기도를 잊어버리면 안 돼요.” (228/328)


2010년 이전까지는 예배 후에 앞으로 나와서 켈러에게 말을 건 사람 대부분이 뉴요커와 그 교회 교인이었다. 각 예배가 끝난 뒤 그는 한 시간씩 전도나 목양 성격의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2000년대 말에 두 가지 변화가 눈에 띄었다. 첫째로, 질문이 과학과 역사에서 도덕과 가치관으로 바뀌었다. 회의와 불신이 분노와 비난으로 바뀌었다. (232/333)


켈러는 옥스퍼드 학생들에게 AD 800년 영국의 앵글로색슨족 전사를 상상해 보게 했다. 이 전사의 내면에는 누구든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이 있다. 그게 수치와 명예 문화에서 요구하는 반응인지라 그가 그렇게 느낀 것은 당연했다. 그는 또한 성적으로 남성에게끌리는데, 이 감정만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문화가 요구하는 대로 억누른다. 이번에는 우리 시대의 맨해튼 거리를 걷는 같은 나이의 남자를 생각해 보라. 그의 감정 역시 앵글로색슨족 전사와 똑같다. 누구든 자기를 째려보는 사람을 죽이고 싶고, 남성과의 성관계를 갈망한다. 우리 문화는 그에게 분노 조절 치료를 받게 한다. 그리고 그는 성적 성향을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을 것이다. 이 예화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바는 무엇인가? 켈러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선 이것은 우리의 정체성이 단순히 내면에서 비롯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보다 우리는 모종의 도덕적 해석이라는 잣대를 받아서 자신이 느낀 다양한 감정과 충동을 그 잣대에 비추어 걸러 낸다. 이 잣대에 힘입어 우리는 어떤 감정이 '나'이므로 표현되어야 하고 어떤 감정은 내가 아니기에 표현되어서는 안 되는지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은 타고난 순수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신념을 해석하는 이 잣대다. 많은 반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내면의 심연이 우리의 길잡이가 되기에는 역부족임을 본능적으로 안다. 외부의 기준 내지 규정이 필요하다. 그게 있어야 우리 내면생활에서 서로 싸우는 충동을 처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앵글로색슨족 전사와 현대의 맨해튼 청년은 그런 잣대를 어디서 얻었을까? 각자의 문화, 각자의 공동체, 각자의 영웅담에서 얻었다. 사실 그들은 단순히 '나다워지기를 선택한' 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걸러 내 취사선택한 것이다. 문화가 허용하는 자아를 선택한 것이다. 결국 독자적으로 자기 내면의 감정에만 기초한 정체성이란 불가능하다.” (241/344-346)


[켈러는 그의 설교에서] 의심을 인정함으로써 믿음이라는 문을 열어젖[혔다]. (244/349)


켈러의 세대 중에서 복음주의를 미래의 세계화와 다문화와 도시를 위해 준비시키고자 켈러보다 더 많이 힘쓴 사람도 없다. 이 중심 주제 때문이 아니라면 그가 행여 뉴욕 타임스 부고란에 실릴 이유도 없다. 가장 가까운 유례는 이전 세대의 존 스토트다. 그런데 생애의 절반에 이르는 시간 동안 켈러는 세계화 사역이나 다문화 사역이나 도시 사역을 거의 전혀 몰랐다. 비교적 사역 후반부인 50대 때에야 그는 널리 인정받았다. 지금의 젊은 세대도 주님을 사모하며 인내하는 가운데 나이테를 키워 나가는 게 최선이다. (265/378)


켈러의 독창성은 종합에서 나타난다. 그는 여러 출처를 한데 모아 뜻밖의 통찰을 이끌어 낸다. 당신의 영웅이 한 명뿐이라면 그들 모방하는 것에 불과할 테지만, 영웅이 100명이라면 그만큼 당신이 온 세상을 다니며 가장 맑은 우물들을 찾아내 깊이 마셨다는 뜻이다. 서로 다른 원전을 통합해서 사람들에게 통찰을 나누어 주는 켈러의 재능은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대학 시절부터 그를 아는 거의 모든 사람 눈에 띄었다. 그는 거장들에게로 안내하는 길잡이다. 그들이 내린 최고의 결론에 자신의 독특한 변주를 더해 우리에게 전달한다. (265-266/378-379)

 



원제: 20 Quotes from the New Book About Tim Keller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윤종석, 하나님의 사람, 팀 켈러(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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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Matt Smethurst·Collin Hansen

맷 스메서스트는 리치먼드에 있는 River City Baptist 교회의 담임목사이다. Before You Share Your Faith: Five Ways To Be Evangelism Ready(2022) 등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콜린 핸슨은 TGC의 편집장으로 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저널리즘과 역사를 전공했고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MDiv)를 졸업했다. 현재 Beeson Divinity School에서 자문 위원으로 섬기고 있다. 대표 저서로 Young, Restless, Reformed: A Journalist’s Journey With the New Calvinists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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