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적인 사람에게 복음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by Elliot Clark2019-01-22

기독교 변증법은 우리가 그리스도와 복음 안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논증을 통해 설명해 내는 방식을 말한다. 하지만 포스트모던 시대 혹은 후기 기독교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기독교 변증법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성적으로 설득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복음을 이미 알고 있지만, 의심이 많아 이를 잘 수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 복음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의사이며 신학자이고 복음주의자로서 샘 찬(Sam Chan)은 ‘회의적인 사람에게 복음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Evangelism in a Skeptical World: How to Make the Unbelievable News about Jesus More Believable)라는 그의 새 책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다룬다. 그는 현재의 문화적 환경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는 변증법을 사용하여, 의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공한다.


정확한 진단


찬은 이 책의 첫 번째 장에서 먼저 복음과 복음주의를 정의하고, 이에 대한 신학적 기초를 제시한다. 그 다음 장들에서는 복음의 상황화(contextualization)와 현대에 새롭게 떠오르는 문화적인 이야기를 포함하여 일상에서 복음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 


그는 복음을 전할 때 당면하는 여러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회의적인 사람들의 복음 수용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정확하게 진단한다. 찬은 그 첫번째 요인으로 개연적 신앙 구조를 언급한다. 그는 신호등 비유를 사용하여, 이러한 신앙 구조를 “초록색 신호등이 켜지면 가고, 빨간색 신호등이 켜지면 멈추는 식으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 되어야 진리를 받아들이는 신앙과 신념과 이해”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인간이 가진 모든 신앙을 형성하고 있는 골격이다. 찬에 의하면, 개연적 신앙 구조는 공동체와 경험과 증거라는 세 가지 주요 요소로 구성된다.  


현대적이고 계몽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궁극적으로 무언가를 믿을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신빙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사실에 의해 정확하게 지지되는 것만을 믿는다. 찬은 더 나아가 현대인의 신앙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를 주목한다. 우리는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의 주장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공동체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진리를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들을 목격할 때, 우리는 특히 그 주장을 더 잘 믿게 된다.   


찬이 설명하고 있듯이, 포스트모던 사회는 공동체와 경험을 더 높이 평가한다. 현대인들은 부활을 이론적으로만 증명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그다지 무게감 있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친절과 사랑의 경험을 하면 그들은 마음에 걸어놓은 빗장을 열 것이다. 의심 많은 현대인들에게 기독교 공동체는 진리를 목격하고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할 수 있다. 결국, 찬은 "기독교 공동체가 제공하는 환대는 타당성을 증명해야만 진리를 받아들이는 회의적인 현대인의 이성적 사고 구조를 해체시킨다"고 본다. 


찬은 우리가 어떤 신념을 형성할 때 작용하는 공동체의 역할을 설명하면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사실, 임상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보통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들이 있다. 공동체에서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우리도 그것을 진리라고 이해하고 믿는 것이다. 그러므로 요한복음 3장 16절의 복음을 제시할 때 공동체에서 수용되지 않은 신념을 앞세워 전달하려 한다면, 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대체 의학


의사인 찬은 요즘 사람들이 대체 의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점차로 순수 자연과학과 멀어지는 현상을 주목한다. 그는 현대 사회가 새로운 것(예를 들어, 천연 오일이나 침술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을 더 신뢰한다는 관찰과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이런 면에서, 찬은 자신이 만든 복음 전도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만약 다양하고 활기찬 성격이나 반대의 모습을 가진 공동체에 복음을 전하려면, 그 각각의 공동체에 적합하도록 복음을 새롭게 상황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찬은 복음 전도의 메시지와 방법, 말과 행동, 소통과 공동체 양쪽 모두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우리가 비신자들의 세계에 들어가는, 비신자들과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으라고 제안한다. 그는 복음 전도의 방법을 사적 차원의 복음 선포 방식에서 참여와 상호작용을 격려하는 공동체적 방식으로 나아가기를 주장한다. “복음주의와 함께 그냥 굴러가는 삶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바꾸어 복음전도자의 삶을 살도록” 요청한다.


처방전


어떤 이들은 찬의 접근 방법을 수정 복음주의라고 딱지를 붙이거나 지나친 상황화라고 그를 비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나는 그의 처방전이 통찰적이라고 본다. 찬은 성령의 궁극적이고 초자연적인 방법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자연적인 인간의 방법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의 목적은 명백하게 실천적이다. 그는 복음에 점점 더 적대적인 세상에서 현대인들이 그리스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성경적 상황화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하여 찬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라고 한다. 그들로부터 배우고, 그들과 더불어 지내라고 말한다. 그는 그들에게 굴복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생각과 관심에 공감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는 상대방의 신념과 가정을 매력적으로 해체시키는 방법과 그리스도의 주인 되심(Lordship)과 사랑을 부각시키는 복음 전도 모델을 제시한다.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모든 책이 완벽하지 않듯이, 이 책에도 논란이 될 만한 주장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 후기 기독교 사회에 대한 진단은 명확하지만, 찬이 제안하고 있는 몇 가지 점들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찬의 주장은 관계적으로 신뢰성을 쌓기 위하여 복음 전도를 늦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새로운 접근이라기보다는 전형적으로 실패하게 할 수 있는 방식인 것처럼 보인다. 또한, 이 책의 어조는 반전투적이다. 찬은 복음 선포 문제를 두고 추론과 관계를 강조한다. 그래서 그의 주장은 마치 상황화가 사람들에게 복음을 이해하기 쉽고 그들의 구미에 맞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결과적으로 복음이 수용되기 어려운 문화에 복음을 전하려 할 때, 상황화라는 명목으로 사람들의 호기심만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와는 반대로 성경 속에서 바울이 부활을 의심하는 사두개인을 강하게 지적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라. 또한 예수님이 사람들의 죄와 불신앙의 문제에 얼마나 예리하고 분명하게 말씀하셨는지도 생각해 보라.


찬은 사도행전에 나타난 복음의 상황화를 예로 들면서, 현대의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에도 복음의 상황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는 심판이나 회개에 대한 강조가 확실히 약하다. 사실, 사도행전에서는 회개를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하고 있다. 따라서 찬이 제안하는 복음 전달 행위가 그러한 권위와 긴급성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복음 전도는 그저 "예수님이 나의 깊은 갈망에 대한 답변을 주신다"라고 고백하게 하거나, 또는 내가 속한 문화적 가정이나 공동체적 가치에 기독교가 잘 맞는다고 인정하게 만드는 활동이 아니다. 찬이 시인하듯이, 복음은 예수님의 주인 되심에 관한 소식이다. 따라서 복음의 진리가 이와 상반되는 문화에 전달될 때는 자연히 공격적이고 생경할 수밖에 없다. 복음은 죄로 물든 자기를 포기하고 부패한 세상으로부터 돌아서도록 부르기 때문이다. 


회의적인 세상에서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소망을 찾게 하라는 찬의 제안은 여러 면에서 설득적이다. 찬의 접근 방법은 복음전도적이기보다는 변증법적이다. 그의 접근은 기존의 구태의연하고 왜곡된 방법을 바로 잡아 줄 수 있는 매력적인 복음 전도 방법이며, 아마도 분명히 효과적인 실천 방법이 될 것이다. 바라건대, 교회가 찬의 비전을 따라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복음을 더 정확하고 알맞게 소통하는 방법을 적용하되, 공동체 안에서 복음의 진리와 사랑을 모두 염두에 두기를 소망한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Share Your Faith in a Skeptical World

번역: 정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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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Elliot Clark

엘리엇 클라크는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MDiv)를 졸업하고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며 다문화 교회 개척 사역을 했다. 현재 Training Leaders International에서 해외 교회 리더들을 훈련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