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가정예배

세상의 시작, 창세기 가정예배

저자명 Joel R. Bee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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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서은성 아프리카 니제르 선교사(한국SIM국제선교회) /  출판사 개혁된실천사 / 작성일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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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서 아이들을 양육하며 선교지는 우리 선교사 자신들에게도 영적인 공급이 부족한 땅이었듯이 아이들에게도 그러하다는 것을 늘 실감했다. 현지 교회 주일학교는 현지어나 영어, 불어 등의 공용어로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상황에 따라 다르기도 하겠지만 아이들이 아직 언어가 익숙하지 않을 때는 주일학교에서 언어적, 문화적 이질감을 많이 느꼈다. 그렇다고 주일 예배에서만 아이들의 은혜의 방편을 모두 의존하기에는 엄마로서 느끼는 안타까움이 늘 있었다. 그래서 항상 시도해 본 것이 가정예배인데 이 또한 쉽지 않았다. 다들 느끼는 것처럼 아이들의 동기부여를 끌어내기가 어려웠고 가족 전체가 모이도록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가 사역하고 살아왔던 선교지는 자녀들을 위한 사교육이 없었기에 ‘시간’문제는 다른 문제에 있어 쉬운 문제였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실 시간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가정예배 지침서를 찾는 것이었다. 큐티 책도 사용해보고 그냥 성경만으로도 해보고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도했었지만 그것들이 가진 한계들에 우리는 늘 마주하곤 했었다. 


가정예배 교재가 가진 여러 가지 난제들 가운데 아이들에게 말씀을 제대로 전달해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느낀 가장 큰 난제는 성경이 말하고 있는 신학과 교리를 잘 따르고 있는 교재들을 만나기 어려운 것이었다. 가정예배 교재는 이 조건들을 만족해야 할 뿐 아니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고, 말씀에 대한 호기심도 일으킬 수 있도록 다가갈 수 있는 것이어야만 했다. 이런저런 시도 끝에 내가 직접 가정예배 본문을 요약하여 아이들과 나누기도 했는데 참 고된 작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경험들을 가진 내가 이번에 개혁된 실천사에서 나온 『창세기 가정예배』를 보고 참 놀라웠다. 자녀들과 함께하는 가정예배에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잘 갖춘 책 일 뿐만 아니라 신자 개인이 조용히 보기에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책 한 권에 창세기 전체가 들어있고 92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한 챕터에는 지난 챕터에서 배운 것을 요약할 수 있는 복습 질문이 2개 정도 들어있고 이후 본문 읽기와 그 본문에 해당하는 질문들이 나오고 곧 해설이 실려있다. 이 해설 부분이 아주 중요한데 그날 본문 말씀의 주해에 해당하는 설명인데 그 설명들이 최대한 우리의 삶까지 내려와서 신학적 의미들을 아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끝에 다시 적용에 해당하는 질문들로 마쳐지는 데 이 적용에 해당하는 부분에서마저 단지 좋은 말만 써 놓았다든지, 우리의 행위만 부추기는 글들이 아니라 성경의 의미를 되새기고 살아가는 데 다시 한 번 명확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처럼 좋은 구성과 내용들이 한 챕터에 다 들어있다니 신기할 정도이다. 


여기에 몇 몇 챕터들의 내용을 나누어 보자면 이러하다. 


삼위일체 하나님(챕터 2)- 성부, 성자, 성령이 창조에 관여했다는 것을 말하면서 창세기가 쓰여질 당시의 이방 신들의 사상을 언급함으로 시작하고 있다. 창조 기사가 참되고 오직 한 분이신 하나님이심을 말하기 위해 하나님의 존재에 대하여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말해주기 위해서이다. 또한 당시 이방 신화에서 나온 것처럼 그들의 신이 인간을 단지 놀거리와 친구 정도 아니면 노역을 부리는 노예로까지 삼기 위해 인간을 창조한 것과는 달리 완전한 사랑과 행복을 누리고 계시는 삼위 하나님께로 우리가 초대되었다는 사실을 잘 설명하고 있다. 아마 이 이야기를 듣고 자란 다음 세대 아이들은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더불어 그 사랑을 잘 간직하며 성장하게 될 것이다.


아담 안에서 함께 죄를 지은 인류(챕터 18)-이것은 우선 제목이 말해주고 있는 바가 참 어마어마하다. 제목 자체가 인간의 타락에 대하여 또한 그 타락의 시작과 원인과 구주 예수 그리스도가 오셔야 함까지 말해주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창세기의 내용이나 길고 긴 세월을 뛰어넘어 신약의 로마서까지 연결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의 특이점 중의 하나는 창세기와 함께 종종 성경의 다른 부분이 함께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챕터의 제목, “아담 안에서 함께 죄를 지음”이라는 것에서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문들의 답을 이미 해소한 셈이다. “아담이 지은 죄가 왜 나의 죄가 되나요”, “내가 왜 죄인인가요?”, “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등의 질문들이다. 우리가 아담과 함께 타락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구원의 시작이 아니던가! 성경이 말하고 있는 바에 대해서 온 가족이 기록된 말씀을 통해 보고 자각할 수 있는 것만큼 축복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아담(챕터 35)- 사실 교회 주일 학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노아 홍수 이야기는 노아의 인내심 있는 방주 만들기 이야기와 동물들이 구조된 이야기, 어마어마한 대홍수 심판에서 그치기 일쑤다. 심판 뒤의 언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은혜로우심을 설명한 ‘노아 언약’이야기는 내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신학에 접근하기 까지는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은 창조 때의 세상이 타락 이후에 많이 파괴되었지만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여전히 은혜로 붙들고 계시고 존속시키고 계심을 상기하는 홍수 이후의 언약에 대하여 놓치지 않고 있다. 책의 설명과 같이 하나님은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아담에게 부여하신 사명을 노아에게 다시 부여하고 계시며 노아의 자손들을 통하여 이 세상에 하나님의 지식과 의로움이 번져나가기를 명하신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세상은 허무한 곳일 수 있다. 세상은 지금 너무 빨리 변하고 있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있다. 하나님의 자비하심보다 이 세상의 악함이 상위한다고 믿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연약한 노아 한 사람을 택하셔서 세상을 유지시키시고 복을 주는 존재로 삼으셨다는 이 이야기는 무서운 현실을 살아내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의미에서의 샬롬과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경험하게 하지 않는가. 


예배 가운데 성경이 살아 나와서 우리에게 성경의 의도대로 말씀하신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그것이 하나님이 당신의 나라를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기록된 말씀을 주신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이 말씀이 근거가 되고 기준이 되어 이 세상에서 각자가 제사장 나라가 되어 하나님의 선하심을 보이며 살아야 한다. 우리가 우리 가족들과 친구들과 세상 사람들과 저 멀리 다른 나라, 민족들에게까지 하나님의 축복이 되려면 이 하나님의 말씀 안에 잘 거하여야 하는 것이다. 매일 예배, 매일 묵상, 매일 경건은 우리가 새해가 되면 얼마나 추구하고 시도해 보는 일인가? 더군다나 창세기는 성경의 제일 첫 번째 책으로서 우리가 경건의 일상을 시작할 때 가장 시작해 보고 싶은 책 중에 하나이다. 오늘 우리의 그 거룩한 결심과 행함을 도울 수 있는 좋은 책이 여기 있다. 이것은 가정 예배 뿐만 아니라 교회 소그룹 모임 그리고 개인 묵상 교재로도 어린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용될 수 있을 거 같다. 우리의 공적 예배와 개인 예배를 통하여 삼위 하나님이 늘 영광 받으시기를 소망하며 감사함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