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길에서 은혜를 만나다

얼마나 견고한 기초인가

저자명 David Powl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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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고상섭 목사(그 사랑교회) /  출판사 토기장이 / 작성일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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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폴리슨의 <고통의 길에서 은혜를 만나다>가 출판되었다. 폴리슨은 이 책을 통해 고난에 가장 중요한 해결책인 하나님의 임재를 강하게 부각시킨다. 고난을 당하면 고난의 이유와 고난의 해결책을 찾기에 바쁜 오늘의 문화 속에서 고난 속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에 집중해야 함을 알려준다. 원 제목처럼 <God's Grace in Your Suffering> 당신의 고통 속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얼마나 견고한 기초인가 (How Firm a Foundation) 


이 책의 독특한 점은 다른 폴리슨 책과는 다르게 한 과 한 과마다 쏟아지는 인사이트가 많이 있지는 않지만 책을 덮을 때 즈음엔 고통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 중의 하나는 책의 줄거리가 “How Firm a Foundation”(얼마나 견고한 기초인가) 라는 찬송가의 가사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 찬송가를 유튜브로 들어보고, 그 가사를 의미있게 곱씹으면서 책을 읽으면 메가톤급의 묵직한 은혜를 선물로 주지만 이 가사를 잘 묵상하지 않고 책을 읽으면 큰 뼈대를 놓칠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찬송가 가사를 잘 몰라도 이 책을 끝까지 읽는다면 묵직한 은혜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폴리슨도 고난에 대해 일반적인 내용을 이야기 한다. 첫째, 하나님은 우리에게 고난이 없다고 약속하지 않으신다. 예수님도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고난을 통해 순종을 배우셔서 온전하게 되셨기 때문이다(히 5:8).


둘째, 그러나 그 고난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성화를 이루어 가신다. 셋째. 하나님은 우리의 고난에 조언하시는 분이 아니라 동참하시면서 행하시는 분이시다. 


어찌보면 고난에 대한 일반적인 담론인 것 같지만 폴리슨은 자신의 경험과 찬송가 가사와 연결되어 있는 성경구절들을 통해서 고통의 해답이 “하나님 그분 자신으로 응답하신다.”는 것을 명쾌하게 이해하게 해준다. 이 책이 참 특이한 것은 지적으로 많은 깨닫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고난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지게 해주는 힘이 있다. 


마치, 예전에 어느 목사님의 설교에서 대지가 ‘서로 사랑하십시오, 용서하십시오’라는 단순한 대지였는데, 설교를 들으면서 사랑해야겠다는 생각과 용서에 대한 마음이 솟구치는 경험을 했던 것처럼, 폴리슨의 책은 담담하게 말하지만 고난 속에서 하나님이 지금 함께 하심을 느끼게 해준다. 


어떤 고난도 우리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고난을 당할 때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이중적 고통을 겪는다. 첫째는 고통 자체의 어려움이다. 질병, 가난, 배신 등의 문제 자체가 있다. 둘째, 그 문제로 인해 오는 감정적 어려움이다. 고난으로 오해받기도하고, 적절하지 못한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어려워하기도 하는 등 관계적 심리적 고립을 겪는다. 


많은 사람들은 문제를 당한 사람들에게 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지만 고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안정인데, 그것은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라는 굳건한 기초를 신뢰할 때 생기는 것이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가면 늘 두렵다. 그러나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에 대한 신뢰만큼 두려움을 사라지게 된다. 


폴리슨은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돌보시는 분이심을 강조한다. 결국 어떤 고난 속에서도 나는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하나님은 주신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인해 우리의 고난 속에 있는 독이 다 빠진 것이다. 고난 속에 있는 죄의 형벌, 저주가 다 사라진 것이다. 어떤 고난도 심지어 내 죄로 인한 고난일지라도 우리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그것은 나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붙드심’ 때문이다. 


고난 속에서 두려움과 염려로 자기방어적으로 숨어들어갈 때가 많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임재의 확신은 고난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게 하고 담대하게 한다. 찬송가의 제목처럼 우리는 ‘가장 견고한 기초’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는 굳건히 우리를 붙들고 있다. 그 하나님을 신뢰할 때 고난 속에서도 우리는 한 걸음씩 전진할 수 있는 것이다. 


찬송가의 후렴은 늘 고난 속에서 낙심하는 우리를 향해 “I’ll never, no, never, no never forsake!” “나는 결코, 결코, 결코 너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를 반복한다. 그리고 That soul, though all hell should endeavor to shake, “음부의 권세들이 너의 영혼을 뒤흔들려고 노력할지라도, 나는 너를 절대 버리지 않고 붙들 것이다.”라고 선언 하신다. 


이 찬송가 가사는 성경은 아니지만 성경의 근거를 가지고 만든 가사라 마치 하나님이 고난 속에 있는 내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에 있는 찬송가 가사를 무릎을 꿇고 묵상해보면 고난 속에서 사랑으로 선포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 같다. C. S. 루이스는 고통 속에서 하나님은 확성기를 가지고 크게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마치 내 귀에 대고 절대로 버리지 않겠다. 너는 망하지 않는다. 너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내가 너를 반드시 승리하게 할 것이다 외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 같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 


우리가 고난을 이기는 이유는 우리의 마음가짐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견고한 기초를 주시기 때문이며, 하나님이 나를 절대로 버리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고난 속에서 조언을 하시고 멀리 계신 분이 아니시다. 우리의 고난의 한 가운데 들어오셔서 고통을 겪으시는 분이시다. 고난 속에서 함께 하시는 분이시다. 


그리고 우리를 끝까지 붙드시고 반드시 고난을 통해 나를 거룩하게 만드시는 분이시다. “왜 내게 이런 고통이 있습니까?”라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폴리슨은 당신의 고난을 통해 믿음의 빛을 찬란하게 할 것임을 이야기 하면서, 많은 신앙의 위인들이 고난을 통해 찬란한 빛으로 등장한 것처럼, 당신의 고난도 그렇게 될 것이라 도전한다. 


“당신의 삶이 다른 이들을 위한 소망의 원천이 된다면, 왜 나는 안되겠는가? … 하나님이 약속하신 모든 것일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왜 나는 안되겠는가?” 반문한다. 왜 나인가가 아니라, 왜 나는 안되겠는가로 다시 질문한다. 우리에게는 견고한 기초가 있기 때문이다. 그 기초는 나를 파멸로 몰아넣지 않는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서 우리의 고난은 새롭게 빛이 날 것이다. 


폴리슨은 <고통의 길에서 은혜를 만나다>를 통해서 고난에 대해 분석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지도 않는다. 고난 속에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고 선포한다. 그러나 그 선포는 단순한 선포이상의 힘이 있다. 이 책을 읽는다면 폴리슨의 선포의 힘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동의가 될 것이다. 나의 고난 속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응답하심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의 고난이 아름다운 별처럼 빛이 날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130페이지의 짧은 책이지만 묵직한 은혜를 전해주는 책이다. 또 폴리슨 자신의 경험을 간증처럼 이야기 하는 대목에서는 마치 고난 속에서 우리의 아픔을 이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처럼 등장한다. 폴리슨의 고통과 그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을 읽으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깊이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인생의 문제는 고난의 강도나 양이 아니다. 하나님의 임재의 문제이다. 고난 속에서 하나님은 당신 자신의 임재로 응답하신다. “고통에 관한 빠른 해결책이나 쉬운 해답은 결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지 못할 때에도, 힘겨운 삶과 씨름하며 고통 속에 있을 때에도 여전히 하나님은 일하고 계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