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울라

공감 그리고 회복

저자명 최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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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김돈영 목사(BASE성경교육원 대표) /  출판사 생명의말씀사 / 작성일 2023-04-02

본문

오랜만에 오래된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보는 내내 참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주인공이 처한 현실과 그로 인해 겪는 아픔과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눈물 흘린 것이 고통스럽고 슬픈 상황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소소하고 작은 일이지만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날 때 눈물이 났고, 주인공의 기쁨을 함께 느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 배우들과 함께 울고 웃는 공감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살기 위해 울라』라는 제목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공감’이라는 단어입니다. 마치 영화 속의 배우들과 함께 울고 웃는 시간을 보내는 일처럼 말입니다. 『살기 위해 울라』는 구약성경의 ‘느헤미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무너진 개인, 가정, 교회 공동체, 민족과 국가의 위기 앞에서 하나님은 2,400년 전 참혹한 역사의 현장으로 저를 데려가셨습니다. 그리고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막막한 광야에서 어떻게 장미꽃이 피어날 수 있었는지를 보여 주기 시작하셨습니다.” p.18


저자 ‘최성은’ 목사는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에 느헤미야를 통해 새로운 힘을 얻고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포로를 이끌고 귀환하여 성벽을 재건한 느헤미야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눈으로 현재를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상황이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점을 말하는 것입니다. 침략으로 인해 폐허가 된 땅과 무너진 성벽을 보면서 낙심하고 절망하며 또한 눈물 흘리며 절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팬데믹으로 인해 일상은 물론이고 신앙의 터전마저 무너져버린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어떻게 그들을 위로하고 이끌어 가시는지 그 결과를 보았기에 힘을 얻으며 희망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책은 느헤미야 1장부터 13장까지 전체를 크게 둘로 나누어 다루고 있습니다. ‘회복을 준비하는 공동체’와 ‘회복을 누리는 공동체’입니다. 이들에게 회복은 가시적으로는 무너진 성벽을 다시 쌓고 삶의 안정을 찾는 일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신앙 공동체의 정체성을 바르게 세우는 일이 ‘회복’의 핵심입니다. 어쩌면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하는 일이 신앙 공동체의 회복, 곧 이스라엘 백성으로서 정체성의 회복일 것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는 일입니다. 


“놀랍게도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다름 아닌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겸손함’이었습니다. ......중략...... 우리가 바라는 전정한 회복과 치료도 바로 거기서 시작됩니다.” p. 18-19


저자는 느헤미야와 백성들의 간절한 기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회복은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며 무릎을 꿇는 일에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떠난 자신을 발견하고 그 앞에 자복하고 통회하는 궁극적인 돌이킴 곧 회개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어야만 합니다. 거기에서 시작해야만 팬데믹의 폐허 속에서 일어날 희망이 있고, 새로운 일을 도전할 희망이 있습니다. 


성경을 강해하는 많은 책이 있습니다. 『살기 위해 울라』는 느헤미야를 한 장씩 다루는 강해서 형식으로 되어있지만, 자세한 해석이나 신학적인 견해를 이야기하는 책은 아닙니다. 어렵고 난해한 주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일상적이고 편안한 언어로 차분하게 설명하지만, 꼭 필요한 부분은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며 성경의 깊이와 이해를 더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내고 있습니다.


어느새 팬데믹의 흔적은 점점 옅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것들, 무너지고 폐허가 된 삶과 신앙의 현실은 아직 눈앞에 존재합니다. 또한 쌓고 증축해야 할 믿음의 성벽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궁극적인 회복이 꼭 필요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개인마다 처한 현실은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결단코 다르지 않습니다. 믿음의 회복, 하나님께로 향하는 걸음은 항상 우리에게 요구되는 하나님의 뜻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느헤미야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쌓아 올리는 성벽 재건의 현장에 뛰어들어 그들과 함께 울며 부르짖고, 회복하고 기쁨을 누리는 참된 ‘공감’의 시간이 있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믿음을 지키는 일이 곧 생명을 지키는 일임을 기억하고 진정으로 살기 위해 우는 우리의 삶이 되기를 바라며 한 권의 책, 『살기 위해 울라』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