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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와플 QT_사람이라는 악기
2021-07-10


주말칼럼_사람이라는 악기

 

한 지인의 독창회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화려한 장소에 의미 있는 경력이 적힌 초대 팜플렛도 받았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제법 깔끔한 양복을 입고 그 객석에 갈 것입니다.


그런데 벌써 제 귀에는 노랫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분의 모진 역경을 이겨낸 삶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는 그 슬픔을 변화시켜 세종문화회관 돔을 메아리치게 할 것입니다. 분수처럼 찢어졌던 슬픔이었지만, 무지개로 승화시킬 그 목소리가 이미 제 가슴에 울려오네요.


우리는 모두가 노랫소절이요, 악기입니다. 목소리 높여 부르지 않아도, 연주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들리는 소리입니다.


이 새벽, 가슴에 손을 얹고 여러 얼굴들을 떠올려봅니다. 친구들의 삶이 제게 불러주었던 소리 없는 노랫소절을 들어봅니다. 나 또한 그들의 귓전에 어떤 노랫소절로 들려질까, 무대에 선 독창자처럼 긴장됩니다.


언젠가 멀지 않은 그때, 다시 못 오를 무대에서 내려올 때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오늘도 인생이란 무대에 올라가며 긴장되어 땀이 난 젖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해봅니다.




작성자 : 이창훈 목사(목양침례교회, 작가)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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