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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몸의 눈 영의 눈

7월 16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2-07-17

주말칼럼_몸의 눈 영의 눈

  

요즈음 저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먼 하늘과 나무들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모니터를 바라보는 시간,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았지만, 코로나와 함께 한 지난 2년여 동안 영상으로 만나고 온라인을 통해 사역하는 시간이 늘어났으며, 독서조차 eBook으로 하게 되다 보니 눈이 쉴 틈이 없는 것 같아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중입니다. 너무 가까이만 바라보며 사는 것 같기도 했고, 이제라도 나의 눈을 돌보아 주어야겠다는 미안함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푸르른 하늘과 초록빛 나무들을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있다 보면 몸도 마음도 이완되며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다 마음이 더 동하면 밖으로 나가 잠시 동네를 걷습니다. 그렇게 별생각 없이 잠시 걷다 보면 온몸에 피가 돌고, 생각이 정돈되고 단순해지면서 마음이 새로워집니다. 산책의 결론은 언제나, 좋은 기분입니다. 여성 듀오 옥상 달빛의 “산책의 미학”이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걸어 본 사람이 쓴 가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글쓰기에 몰입하다 가도, 집중하여 책을 읽다 가도, 모든 것을 접고 잠시 먼 곳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된 데는, 우연히 읽게 된 ‘몽골인의 시력’ 이야기가 한몫했습니다. 


몽골인들의 평균 시력은 3.0~4.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요. 5.0 정도의 시력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고, 심지어 6.0, 7.0의 시력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몽골인이 시력이 좋은 이유는 넓은 초원에서 유목민 생활을 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들을 지키기 위해 항상 저 멀리 살피는 목자로서의 생활 습관과 빌딩과 같은 장애물의 방해를 받지 않고 드넓은 초원을 바라보며 하루를 사는 삶의 환경, 그뿐만 아니라 아침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마주하게 되는 초원의 녹색은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색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 저의 삶과는 너무도 다른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 도시인들은 빌딩 숲에 가려져 멀리 그리고 넓게 보지 못할뿐 아니라, 하늘을 볼 틈조차 없이 분주하게 하루를 삽니다. 스마트 폰 화면과 함께 잠들고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 폰부터 바라봅니다. 컴퓨터 모니터와 TV 모니터로부터 자유로운 하루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저의 하루 역시 그런 모습입니다.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며(마태복음 6장 22절)”


예수님은 눈은 몸의 등불이라 말씀하셨는데, 나는 눈을 혹사하고, 전혀 돌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멀리 보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잠깐 멈추어, 하늘과 나무를 보는 습관을 기르려 합니다. 즐겁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영안(靈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영적 시력은 어떠할까? 나의 영적인 눈은 건강할까?” 영적인 시력은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저는 이 두 구절의 말씀에서 답을 얻었습니다. “함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거룩한 형제 여러분,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의 사도이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십시오(히브리서 3장 1절).”

“그리고 우리 믿음의 근원이시며 우리 믿음을 완전케 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봅시다(히브리서 12장 2절).” 


영의 눈을 지키려면, 영적 시력을 회복하려면, 생각의 내용과 영적 시선을 바꾸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하며, 예수님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세상의 삶 가운데에서 어두워진 우리의 눈을 밝게 하시고, 세상의 삶 가운데에서 더러워진 우리의 눈을 깨끗하게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님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삶의 중간중간, 의도적으로 멈추어 나의 하나님을 깊이 생각하며 대화하고 교제하려고 합니다. 육체적으로는 노안이 올지라도 영적으로는 노안이 오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시야로 나의 인생 여정과 세상의 사건들을 이해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좁게, 너무 눈앞만 보며 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문득, 예배의 자리야말로 주님을 바라보는 자리, 주님을 깊이 생각하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참된 예배의 자리에서 우리의 영안은 밝아지게 되고, 영적 시력은 회복될 것입니다. 나의 예배가 더 깊고 풍성해지기를 기도합니다.


몸의 눈을 지키는 연습을 해보세요. 의도적으로 잠시 멈추어 먼 하늘을 바라보고 초록빛 나무를 바라보세요. 좁은 공간을 벗어나 시야가 트인 곳을 걸어보세요.


영의 눈을 지키는 연습을 해보세요. 분주하고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과 현실로부터 눈을 돌려 예수님을 바라보세요. 나의 생각을 지배하려 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내 생각을 사로잡아 예수님을 깊이 생각해보세요. 영안이 밝아질 것입니다.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입니다.




작성자 : 김건우 목사(좋은씨앗교회)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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