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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유튜브 먹방에 관한 小考(소고)

10월 2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2-10-02

주말칼럼_유튜브 먹방에 관한 小考(소고) 

  

유튜브 먹방이 화제더군요. 그 화제를 쫓아 화면들을 찾아봤어요. 한 메마른 여대생이 라면 20봉지를 먹는 장면이 놀라움을 줍니다. 라면 20개가 퉁퉁 불면 제법 큰 양동이로도 넘칠 것인데, 그 조그만 배에 그런 크기의 위장이 들어있을 수 있나요? 물리 법칙을 뛰어넘는 듯 신기하네요. 그분은 이미 지상파를 통해 유명 인사가 되어있더군요.


다른 여자분은 실감나고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 국내외 독자 996만이라는 엄청난 숫자를 확보했고, 수입도 월 수억을 얻더군요. 대통령 월급의 열 배네요. 요즈음 아이들이 최고로 소망하는 직업이 유튜버라는 얘기가 헛소문이 아닌 것 같네요.


흥미 있게 보면서도 이런 스쳐 가는 생각이 듭니다. 이 순간도 채널만 돌리면 하루에 한 끼도 못 먹어서 죽어가는 세계 빈민들의 앙상한 화면도 떠올랐고요. 講臺床(강대상)을 쳐가며 생명의 양식을 던져도 받아먹는 구독자 숫자가 초라한 목사님들의 현실도 떠올랐어요(세계 어떤 설교자도 구독자가 백만을 넘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네요).


다른 생각을 들게 하는 먹방도 있었어요. 이 또한 구독자들이 꽤 시청하는 유튜브였어요. 일반 먹방과 다른 것은 너무 평범한 화면이었어요. 그저 작은방 한 상에서 가족들이 둘러앉아 소소한 메뉴로 저녁을 먹는 모습인데 조회수가 높았어요. 


저는 한참을 생각한 후 깨달았네요. 그것은 평범한 모습이 아니고, 아주 드문 광경이라는 것을! 요사이 어느 가정이 모든 식구가 저녁에 식탁에 둘려 모여 눈빛을 마주치며 식사를 나누나요? 이미 흑백 사진처럼 사라진 그리운 광경이지요.




작성자 : 이창훈 목사(목양침례교회, 작가)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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