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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멘토의 어깨 위에서

2월 11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4-02-11
주말칼럼 - 맨토의 어꺠 위에서 

제 삶의 뜨락에는 세분의 멘토가 있습니다.   

인생 여정에서 만난  첫 번째 멘토는 어머니입니다. 제 삶의 순례길에서 처음 만난 대상이 나의 어머니였다는 것은 최고의 축복이었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봄이었습니다. 봄처럼 항상 따뜻하고, 봄처럼 항상 새롭고, 봄처럼 언제나 부지런하셨습니다. 아침에 학교 갈 때 싸주면 식는다면서 점심시간에 맞추어 먼 길을 걸어와 건네주시던 어머니의 도시락 사랑은 지금도 가슴 한편에 남아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샘솟는 듯합니다. 생명보다 사랑하는 아들을 하늘나라에 보내고 하루를 버틸 힘이 없을 때 매일 아침 전화해서 저를 붙드셨습니다. 늦깎이 대학원생이 되어 힘든 만학의 길을 걷는 내내 병약한 저를 기도로 붙드셨고, 60세에 박사 졸업하던 날 만세를 부르며 기뻐하셨습니다. 인생의 힘들었던 굽이굽이마다 철없는 저에게 부어주신 당신의 사랑은 마음의 보석으로 제 가슴 속에서 반짝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보여주신 사랑으로 인해 세상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여름이었습니다. 성장하는 여름처럼 항상 배움의 끈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미수 생신 때 일곱 번째 시집을 내신다고 열심히 시작하시는 모습은 잠자는 제 영혼을 흔들어 깨우셨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가을이었습니다. 그 열매로 함께 나누는 풍성한 가을처럼 베푸는 삶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어릴 적부터 누구라도 우리 집 뜰 안에 오는 사람은 배불리 먹게 하시고, 상처투성이 손을 보듬어 주셨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겨울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살을 에는 칼바람을 막아내는 것처럼 인생의 역경 때마다 잘도 버티셨습니다. 막내딸을 하늘나라에 보내는 크나큰 아픔 속에서도 열 가지 감사 제목 쓰시면서 꿋꿋하게 삶을 지켜내셨던 어머니, 당신은 겨울을 닮았습니다.


 “설탕 조금만 있어도 단맛을 내게 한다네. 작은 비누 한 조각만 있어도 몸을 씻을 수 있다네.” 엘리자베스 노벨의 시구처럼 인생의 마지막까지 작은 사랑, 작은 봉사를 나누며 하루하루가 은총이라 고백하며 노년기 지혜를 보여주셨던 어머니, 당신은 제 인생 최고의 멘토이셨습니다. 인생의 스승으로, 신앙의 스승으로 당신 가신 그 길 – 봄 길을, 여름 길을, 가을 길을 그리고 겨울 길을 따라가겠습니다.


인생 여정에서 만난 두 번째 멘토는 남편 이승한 회장입니다. 스물네 살 붉은 감이 익어가던 계절, 덜 익어 수줍은 홍시의 발그스름함으로 당신을 만났습니다. 강아지풀 숲, 가위바위보, 강아지풀 하나씩 건네주며 우리들의 사랑은 초록 숲속에서 그렇게 익어갔습니다.


이제 노을빛 맞으며 언덕을 내려갑니다. 반세기 동안 당신이 베풀어 주셨던 크고 작은 사랑, 그저 내 작은 두 손으로 받을 뿐이었습니다. 이제는 그 사랑, 초록빛 사랑, 푸른빛 사랑이 되어 곱디고운 향 가득한 무지갯빛 꽃으로 제 가슴 속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80세가 되어가도 당신은 늘 소년처럼 꿈꾸는 사람이었습니다. 나의 영원한 멘토, 비전의 사람 당신은 비전으로 가득 찬 또 하나의 꽃등을 제 마음의 창에 걸어두게 하셨습니다. 내 인생 순례길의 반려이자 나의 멘토이신 당신, 우리의 남은 항해, 하늘 사랑 가득한 그곳을 바라보며, 하늘 비전 가득한 그곳에 닻을 내리고 기도하며 그렇게 따라가겠습니다.


인생 여정에서 만난 세 번째 멘토는 저와 남편의 목자 되신 이동원 목사님입니다. 언젠가 했던 설문조사 결과 지구촌교회 성도들의 95%가 교회사역에 만족한다는 응답을 했습니다. 이처럼 행복한 목회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의 영성과 본으로 보여준 그의 삶 때문일 것 같습니다. “Action Speaks Louder Than ords"라는 글귀처럼 사모님과 함께 엮어 가는 삶 그 자체가 우리에게는 소중하고 커다란 메시지였습니다. 이임하실 때 부족하지만 작은 집이라도 마련해 드리려는 성도들의 배려를 끝내 사양하는 고고한 모습은 황금만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하늘의 소리를 전하는 땅의 소리꾼”인 목사님의 말씀은 일주일 내내 세상에서 힘차게 살아갈 힘이 되었습니다. 인품의 향기로 우리를 매료시켰던 그분, 처음과 끝이 한결같던 그분, 능력과 치유의 메시지로 우리를 붙들었던 그분, 삶이 예배였던 그분이 우리 가정의 멘토이셨습니다. 이렇게 이동원 멘토님을 통하여 실천하는 믿음을 배웠습니다.


어머니, 남편, 목사님, 세 분의 빛나는 멘토를 만난 저는 멘토님들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넓게, 깊게, 높게 볼 수 있는 행운을 선물 받았습니다.





작성자 : 엄정희 교수 (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북쌔즈 가족상담소 소장, 

유튜브방송,<Dr.Duck 결혼에비학교> 진행, 도서출판 북쌔즈 대표)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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