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으로

와플터치 & 큐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2월 18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4-02-18
주말칼럼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2020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로 일본의 소설가 ‘소네 케이스케’가 집필한 동명의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했습니다. 각기 다른 절망적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욕망이라는 단 하나를 위해 처절하고, 위험한 일들을 벌인다는 내용의 범죄물이죠. 여러 인물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옴니버스 형식이면서도, 그 스토리들이 얽혀서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큰 이야기 줄기를 가진 영화입니다.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이 살아나는데요.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정만식 배우 등이 주요 역할을 맡아서 처절하게 자신의 욕망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는 빼어난 연기를 합니다. 영화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태영.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힘들게 이어가는 가장 중만.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게 되는 연희. 인생의 벼랑 끝에 내몰린 그들 앞에 거액의 돈 가방이 나타나고, 마지막 기회라고 믿으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합니다. 고리대금업자 박사장,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불법체류자 진태,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 기억을 잃어버린 순자까지…. 절박한 상황 속에서 서로 물고 물리며 돈 가방을 쫓습니다. 그리고 최선이라 믿은 최악의 선택앞에 놓인 그들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한탕을 계획하게 됩니다.


전체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역할은 전도연 배우가 연기한 연희입니다. 가정폭력을 당하는 미란을 부추겨서 남편을 죽이게 하고 보험금을 챙긴 후 미란을 죽입니다.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밀출국하려고 태영(정우성)을 만납니다. 연희 때문에 사채에 시달리던 태영은 연희를 믿지 못하고 돈을 훔쳐서 목욕탕에 숨겨놓은 후 살해당합니다. 목욕탕에서 일하던 중만은 그 돈을 우연히 발견하고 챙기려 하지만 돈을 찾으러 온 연희에게 당하고 가진 집마저 화재로 잃게 됩니다. 그렇게 연희가 돈을 가지고 도망가는 듯하지만, 마지막까지 쫓아온 메기에게 살해당하고맙니다. 결국 돈은 한 청소부가 챙겨 사라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많은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는 당연히 욕망입니다. 그런데 욕망은 그들에게 주어진 삶의 위기에서 더 강화됩니다. 가난과 빚 그리고 폭력의 위험에서 어떻게든 스스로를 구원하려는 이들은 자신의 욕망에 따라 행동하지만, 그 행동의 끝은 구원이 아닌 죽음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의 삶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합니다. 삶에서 만나는 위기, 두려움,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더 좋게 만들려고 혹은 살아남으려고,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 그게 재정적인 부분이든, 건강에 대한 부분이든,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한 부분이든, 무엇이든지 말이죠. 어쩌면 발버둥 치는 부단한 노력으로 조금 나아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생명에 대한 것은 그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린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조금씩 죽음으로 향해 갈 뿐입니다. 


성경의 3대 지혜서라고 할 수 있는 전도서, 욥기, 잠언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우리의 온전치 못함을 있는 모습 그대로 드러내 줍니다. 의로움으로도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는 욥기. 수많은 조언 중 결국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라는 잠언.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은 삶의 덧없음을 가르치는 전도서. 그리고 이 3개의 지혜서가 공동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의 이해, 욕망, 발버둥을 넘어서 주권자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라는 것입니다. 


2024년이 밝았습니다. 올해도 우리는 우리의 욕망을 따라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으로 발버둥 칠 것입니다. 그때 잠시만 멈추어 진짜 주권자되시는 분에게 귀 기울이는 여유를 가지셨으면 합니다. 새해 한 걸음씩 그렇게 가보자고요. 




작성자 : 김선의 목사 (가까운교회)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공유하기
  •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