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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와플 QT_절망과 어두움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2021-11-12

이사야 9장 1-7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내 삶을 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 삶을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절망에 빠져있다면 당신의 삶을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 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신뢰하세요. 거기에서 희망을 발견하세요.

 
1. 그러나 고통하는 자들에게는 언제나 절망과 어두움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이 한때는 하나님의 멸시를 받았으나 앞으로는 지중해 동쪽 요단강 서편의 이방 사람들이 사는 갈릴리가 영화롭게 될 것이다. 
2. 흑암 가운데 걸어다니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그늘진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치었다. 
3. 이스라엘은 다시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며 추수할 때와 약탈물을 나눌 때와 같은 즐거움이 이 땅에 넘치리라. 
4.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묶고 있는 사슬과 그들을 치는 채찍을 꺾어 버리시고 옛날 미디안 군대를 쳐부수신 것처럼 그들을 괴롭히고 착취하는 나라를 쳐부수실 것이다. 
5. 그 영광스러운 평화의 날에는 전쟁터에서 사용된 모든 군화와 피 묻은 군복이 불에 소각될 것이다. 
6. 한 아기가 태어났으니 우리에게 주신 아들이다. 그가 우리의 통치자가 되실 것이니 그 이름은 '위대한 스승', '전능하신 하나님', '영원히 계시는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 하리라. 
7. 그의 왕권은 한없이 신장되고 그의 나라는 언제나 평화로울 것이며 그가 다윗의 왕위에 앉아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공정함과 의로움으로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다. 전능하신 여호와의 열심이 이것을 이루리라.             

의식 없는 어머니를 20년 간병한 기간에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돌아가시기 한 달 전이었다. 간호하는 의미도 보람도 거의 상실한 그때, 병원에 가던 길도, 병원에서 이뤄지지 않던 간호를 하던 시간도, 마치고 돌아오는 길도 고통뿐이었다. 언제 그 절망과 어두움이 끝날지 알 수 없었고, 고통의 강도는 하루하루가 더해졌고 희망이 보이지 않던 마음은 지옥을 걷고 있었다.


매달 돌아오는 병원비 납부일도 괴로웠다. 그달은 건강보험공단에서 병원비 초과분을 환급해 주어 숨통이 트였다. 당시 소화 기능을 거의 잃어 수액으로만 영양 보충하던 엄마 몸은 바짝 말라 있었다. 나는 20년간 계속해 온 욕창 관리, 청결 유지 등을 세세하게 할 수 없었다. 안면이 있던 간호팀장님이 휴직하고 새로 맡은 간호팀장님이 오셔서 병실에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한창 어머니를 씻기고 손발톱 정리 등 간호 중이었는데 감사하게도 간호팀장님이 다가오셔서 나를 본 기억이 있다며 친절히 인사해 주셨다. 그 병원에서만 9년을 있었으니 장기환자 보호자로 아시나 보다 했는데, 내가 출연한 <강연 100℃> 방송을 보시고 기억해 주셨다. 누군가가 알아봐 주는 걸 썩 좋아하진 않지만, 어머니께 불편함 없도록 돕겠단 말씀을 해주시니 이럴 땐 얼굴이 조금 알려진 게 도움이 되는구나 싶었다.


어머님이 너무 마르신 모습에 가슴이 아파 내 소화 기능을 떼 이식해드리고 싶었다. 입으로 음식 못 드신 지난 20년 동안 얼마나 혀로 맛을 느끼고 싶으실까? 가슴이 저며왔다. 그렇게 마지막 시간을 보낸 한 달 뒤 어머니는 소천하셨다. 청장년기를 중환자인 가족을 간호하고 책임지며 숱한 고통을 견뎌야 했지만, 그 어두움과 절망이 끝나는 날이 왔다. 매일 반복되는 근심은 천국이라는 큰 빛을 보며 사라졌다. 길고 긴 병간호를 하면서 내 영혼은 따뜻하고 환해지는 기쁨도 많았다. 삶의 낯선 문제들을 겪을 때마다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 그늘진 내 인생에 빛이 비쳤고, 지금도 그 빛이 내게 닿아 있다고.




작성자 : 황교진(작가, 『엄마는 소풍중』 지음)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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