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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7월 10일 와플 QT_주말칼럼

2022-07-10

주말칼럼_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미국의 루이지애나는 몇 나라의 지배를 받다가 프랑스의 손에 있을 때 나폴레옹이 미국에 싸게 팔아버린 영토입니다. 루이지애나는 프랑스 왕 이름이고 뉴올리언즈는 프랑스의 올리언즈 지역명에 NEW를 붙인 것입니다. 프랑스는 혁명을 관통하던 시기에 그 지역을 점령했고, 평등사상으로 흑인 노예들에게 관대했습니다. 흑인 노예들은 심지어 결혼도 했기에 프랑스가 미국에 루이지애나를 팔며 내건 조건은 프랑스인의 핏줄인 흑인의 백인 신분 보장, 프랑스인 남편이 죽은 후 흑인 부인의 노예 해방이었습니다. 그렇게 신분이 상승한 흑인을 크레올이라고 불렀습니다. 흑인이지만 특권 계층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았고 부의 축적도 가능했습니다. 


흑인 노예 시절 반복적 노역은 고역이었고, 힘겨움을 이기는 좋은 방법은 노래였습니다. 서로 주고받는 형식은 개성에 따라 받아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발전했습니다. 남북전쟁 이후 노예가 해방되니 특권을 받았던 크레올과 해방된 노예의 지위가 같아졌습니다. 노예 시절엔 주인이 책임졌으나 이젠 스스로 벌어먹어야 하므로 일자리가 있는 쪽으로 이동합니다. 일자리를 따라 음악가들도 이동했습니다. 도시와 산업의 특성과 문화 흐름에 따라 음악 형태와 팀 규모가 바뀌어 시카고 재즈 등의 도시 이름이 붙습니다. 고등 음악 교육을 받았으며 흑인 고유의 DNA를 가진 크레올은 그 음악들을 발전시켜 블루스와 재즈를 형성해 나갔습니다. 블루스는 이렇게 짧게라도 역사를 말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습니다. 억눌렸던 흑인들의 인생을 언급하지 않으면 연결이 안 됩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등장인물의 공통점은 결핍입니다. 서러움 가득한 사람들이 주고받던 노동요, 억울함으로 눌린 사람들이 주고받던 블루스를 현시대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재미의 요소로 가득한 드라마가 아닌데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인생에도 결핍은 있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각자 가진 결핍을 드라마에 투사해 갈등이 해결되어 갈 때 같은 희망을 보기 때문입니다. 


블루노트(재즈 고유의 느낌을 주는 독특한 음)가 두 개라 복수형으로 블루스라는 설도 있고 블루는 우울함을 나타내는 단어이기 때문에 블루스라고도 합니다. 나의 스승님은 음악은 슬픔에서 출발한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음악은 흥을 돋우는 거 아닌가? 신나는 거 아닌가? 그런데, 하면 할수록 스승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인생이 신나지 않으니 슬픔에서 벗어나려고 음악을 찾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우리네 모든 인생에 결핍과 슬픔이 있지만 서로 동반자가 되어 준다면 소소한 기쁨으로 하루하루 견디며 살아갈 수 있으니 ‘블루스 같은 인생들 화이팅’ 아닐까요. 화려한 캐스팅에서 그 누구도 돋보이지 않게 연출한 아이러니에서 작가의 철학을 엿봅니다.




작성자 : 허림 교수(음악가)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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