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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 교회의 조직과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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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노승수  /  작성일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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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David Weber on Unsplash

코로나 이후가 어떻게 될지를 보려면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유럽에 흑사병이 퍼지게 된 것은 1347년,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의 상선이 흑해의 크림반도에 위치한 식민 도시 카파(Kaffa)로부터 모든 선원이 사망한 채로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메시나(Messina) 항구에 도착하면서부터였다. 중국의 풍토병이었던 흑사병은 킵차크 칸국(kipchak khan)에서 카파를 거쳐 이탈리아로 퍼져나갔다. 1347년 메시나에서 시작된 흑사병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 전역과 러시아, 아프리카에까지 이른다. 1351년에 이르러 잠시 소강기에 접어들었지만 창궐한 지 5년 만에 무려 2,500만 명의 유럽인이 사망했고 50년간 10년 단위의 유행을 반복하면서 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흑사병으로 인구가 감소하자 유럽의 경제 구조에 변화가 왔다. 영주와 농노의 봉건 제도 하에서 노동 인력이 점차 감소됐는데, 이로 인해 농노들이 해방되거나 노동 임금이 상승하여 새로운 중산층 계급이 형성되었다. 흑사병으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교회의 평판은 땅에 떨어졌다. 게다가 사제로 지원하는 사람이 줄어 무뢰배가 종교 지도자가 되는 일이 생겼고 이런 현상이 종교 개혁을 부추기는 압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흑사병은 한쪽으로는 급격한 사망으로 인한 공포와 종교심을 불어 넣었고 다른 한쪽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성과 과학의 발전을 불러왔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세르반테스, 에라스무스 같은 대작가들이 등장한 것도 이 시기다. 피렌체로부터 원근법에 기원한 미술이 등장했는데 최초의 작품은 지오토의 것이다.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하면서 중산층을 위한 저가의 그림 거래가 많이 일어났고 미술에 대한 저변이 확산되었다. 흑사병으로 인해 교회에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삶이 의미 없다고 느낀 사람들은 예술과 종교로 회귀했으며, 더욱 과학적으로 사고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흑사병은 공교롭게도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원인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산업이 멈춘 때에 자연 회복에 대한 뉴스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같은 방식으로 하나님은 교회의 회복도 일으키실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교회 모임의 축소로 인해서 공동체의 근간이 흔들리고 예배의 근간이 흔들리는 시기에 많은 성도들과 지도자들이 교회의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 위기는 한국 교회가 가진 교회론의 위기에 대해서 하나님으로부터 온 메시지일 수 있다. 신천지가 자신들의 모략 교리를 통해 교회 내에 침투해 교인들을 빼가거나 교회를 빼앗거나 하는 일들이 벌어졌을 때 이미 우리는 이 위기를 감지했어야 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 사태는 신천지로 인해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여기에는 분명 섭리적인 메시지가 있다.


신천지로 인한 위기나 코로나로 인한 위기는 공통적으로 교회 회원권의 위기를 가져왔다. 성경에서 교회는 흔히 가정으로 비유되곤 한다. 그리스도는 신랑이며, 교회는 신부로 비유적으로 묘사된다. 우리 주님께서도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들이 가족이라고 하셨다. 교회의 회원권은 혈통이 묶어주는 연대보다 사실 더 강력한 것이어야 한다. 실제로 갈라디아서는 우리 믿음으로 인해 우리가 아브라함의 혈통에 연대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개혁 교회의 표지 중 하나인 “치리”가 교회에 나타나기 어려운 것은 바로 이 회원권에 대한 인식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훈육할 때 그들이 가진 정서적 연대와 가족의 회원권이 징계를 달게 받게 만드는데, 교회에서 이런 연대감은 거의 사라졌다.


예배란 하나님을 아버지로, 교회를 어머니로 한 가족 공동체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키프리아누스는 이것을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말로 표현했다. 이 말은 교회는 신자들의 모임 이전에 신자들의 어머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신자들의 어머니는 결국 신자들의 모임, 곧 예배에 의해서 세워진다. 우리가 예배를 통해서 신자들 간의 연대와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우리 심령에서 확인하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느슨한 회원권의 문제는 피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느슨한 회원권은 결국 지금과 같은 코로나 사태에서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가족의 일원이 먼 나라에 유학을 가거나 군대에 갔다고 해서 가족의 회원권을 염려하지 않는다. 그것은 가족이 지닌 혈연적 유대가 무엇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지금 문제는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교회를 조직 교회로 묶어주는 회원권과 그런 회원 의식을 고취시킬 분명한 복음을 전하는 강단의 문제로 귀결된다. 교회의 회원권에 대한 분명한 의식은 강단에서 선포되는 복음으로부터 온다. 믿음에 의한 연대는 다시 가족처럼 삶을 나누는 공동체로 이어져야 한다. 아무리 말씀이 고상하고 좋더라도 결국 우리가 헌신하고 인내할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만큼이며 그 사랑은 아는 만큼 이뤄진다. 어머니로서 영적 돌봄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공동체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며 사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교제가 필요하다. 강단에서 선포된 복음이 그리스도의 몸이 되기까지 서로를 향한 사랑의 봉사가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교회가 교회로서 유지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상황은 이제 이것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하며 흑사병이 50년 이상 유럽 사회에 영향을 준 것처럼 앞으로 이런 상황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모든 질병이 그랬듯이 코로나 역시 극복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교회의 상황은 더러는 악화될 것이고 더러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우리는 이 위기를 통해 삼위 하나님과의 연합이자 신자 공동체로서의 연합이 곧 예배임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예배는 온전한 주일을 통해서 회복되어야 한다. 연합의 가치가 아무리 숭고하더라도 물리적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적다면 사실상 이런 이해에 다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연인이 시간을 함께하지 않고 서로를 알아 갈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우리는 말씀을 함께 받고 서로를 더 알아야 한다. 코로나는 하나님께서 이 땅을 고치시고 회복하시기 위해 신자 공동체에 허락하신 하나님의 섭리일지도 모른다.

작가 노승수

노승수 목사는 경상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석사학위(MDiv),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핵심감정 시리즈(탐구, 치유, 성화, 공동체)’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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