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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와플 QT_예기치 않는 은혜
2021-09-11


주말칼럼_예기치 않는 은혜

 

우리는 살다 보면 제한된 기회 안에 들어가려고 노력하거나 발버둥을 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권 경쟁은 엄청납니다. 작년에 부산 레이 카운티는 1576가구 모집을 하는데 19만 명이 모여들었고, 송도의 한 아파트에는 6만 명이 몰려들었습니다.


학생들은 “인 서울(in Seoul)”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약 50만 명의 고3 학생들이 그 문에 들어가려고 잠을 줄여 가면서 공부를 하고, 어려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경험합니다. 경쟁을 통해 그 좁은 문에 들어가기만 하면 가질 수 있는 특권과 주어지는 상급(?)이 있기 때문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도 없잖아 있습니다. 그 기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할 때 실패감과 좌절 그리고 실망으로 또 다른 기회를 기다려야 하기도 합니다. 성경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던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에는 ‘베데스다’라는 못이 있었습니다. 연못 주변 5개의 행각에는 소경, 절름발이, 중풍병자 등 아주 많은 병자가 있었습니다. 병원보다 더 병원 같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한 가지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천사가 가끔 못에 내려와 물을 움직이게 하면 맨 먼저 들어가는 자는 어떤 병이든 낫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을까요? 서로 들어가려고 애썼을 것이 보지 않아도 눈에 그려집니다.


천사는 언제쯤 내려올까?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고, 그것이 한 달, 두 달, 혹은 일 년, 이 년을 기다려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성경은 가끔 천사가 내려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안 됐습니다. 혹시 화장실이라도 간 사이 천사가 내려왔다면, 이런 낭패가 없을 것입니다. 밥은 정말 마음 놓고 먹었을까요? 눈은 늘 연못을 응시한 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병자가 다 같은 조건에서 베데스다의 연못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맹인과 다리 저는 사람은 38년 된 중풍 걸린 사람보다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이 움직일 때 그 병자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는 병이었습니다. 병자들 속에서도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안타깝지만 공평하지 않았던 것이죠. 빌 게이츠는 “어른이 된 증거는 인생이 불공정한 것을 아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생각해 보면,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베데스다라는 말은 “자비의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38년 된 병자에게는 자비로운 못이 아닌 듯합니다. 어쩌면 잔인하고 무자비한 못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벗어나려고 해도 딱히 방법이 없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보다 먼저 못에 들어가서 고침을 받을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가끔 이 시대의 상황을 좌절해서 바라보며, “이번 생은 망했다”라고 말하며 “다음 생애를 기약해보자”라는 젊은이들의 인터넷 댓글을 봅니다.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는 그런 사회적 구조를 보며 자조적이고 개탄하는 그런 심정이 아니었을까요?


그 병자에게도 그랬습니다. 그런 그에게 한 분이 다가오셨습니다.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그의 고통을, 그의 기다림을, 그의 절망을, 그의 슬픔을, 그의 소망 없음을 알아봐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묻습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그리고 고치십니다. 예기치 않은 은혜입니다. 시편 139편 1절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여호와여, 주는 나를 살피셨으니 나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우리의 모든 상황을 아시고 이해하시는 주님!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아시는 주님! 반복되는 죄, 재정적 어려움, 관계의 어려움, 코로나로 지친 심신 등 38년 된 병자처럼 오랜 시간 지쳐있는 우리의 상태를 아시고 예기치 않은 은혜를 베푸실 것입니다.


우리에게 묻습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작성자 : 이건설 목사(CCC 한국대학생 선교회, 서울지구 선교동원 전략팀)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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