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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터치 & 큐티

와플 QT_너는 셈하니? 나는 기억해
2021-10-25

레위기 25장 36-55절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목적으로 이웃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그 마음으로 사는 삶은 나의 소유를 위해 이웃을 이용하는 삶이 아닌 나의 이웃을 위해 나의 소유를 사용하는 삶입니다.

 

36. 너희는 너희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 사람을 형제처럼 여기고 그에게 빌려 준 돈에 대해서도 이자를 받지 말아라. 
37. 너희는 그에게 이자를 받을 셈으로 돈을 빌려 주지 말고 밥을 먹여 준다고 해서 무슨 이득을 바라서도 안 된다. 
38. 나는 너희에게 가나안 땅을 주고 또 너희 하나님이 되기 위해서 너희를 이집트에서 인도해 낸 너희 하나님 여호와이다. 
39. 만일 너희 동족이 가난하여 너희에게 몸을 팔거든 너희는 그를 노예처럼 부려먹지 말고 
40. 품꾼이나 잠시 너희 집에 몸 붙여 사는 나그네처럼 여겨 희년까지만 너희를 섬기게 하라. 
41. 희년이 되면 그와 그 자녀들은 너희를 떠나 그의 가족과 조상의 소유지로 돌아가게 하라. 
42. 이스라엘 백성은 내가 이집트에서 인도해 낸 나의 종이다. 그러므로 너희 동족이 노예로 팔려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43. 너희는 그를 가혹하게 부려먹지 말고 너희 하나님을 두려워하라. 
44. 만일 너희가 종이 필요하면 너희 주변에 사는 이방 민족 중에서 사올 수 있고 
45. 또 너희 가운데 사는 외국인의 자녀 중에서도 살 수 있다. 그들이 너희 땅에서 태어났어도 너희 소유가 될 것이다. 
46. 또 너희는 그들을 너희 후손들에게 유산으로 물려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너희가 너희 동족을 가혹하게 부려 먹어서는 안된다. 
47. 만일 너희 가운데 사는 외국인은 부요하고 그 이웃에 사는 너희 동족은 가난하여 그가 외국인이나 그 외국인의 가족에게 몸을 팔았으면 
48. 그는 팔린 후에도 그 몸값만 지불하면 언제든지 그 집에서 풀려날 수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그의 형제 중 한 사람이 그의 몸값을 지불하든가 
49. 아니면 그의 삼촌이나 사촌이나 그의 가까운 친척 중에서 누구든지 그의 몸값을 지불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그가 돈을 벌어 자기 몸값을 지불할 능력이 있으면 스스로 몸값을 물어 주고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50. 그는 자기를 산 자와 함께 자기가 팔린 때부터 희년까지의 햇수를 계산하여 그 햇수에 해당하는 고용인의 품값을 기준하여 몸값을 정해야 한다. 
51. 희년까지 남은 햇수가 많으면 자기가 팔릴 때 받은 몸값을 많이 돌려 주어야 하며 
52. 남은 햇수가 적으면 그 햇수에 해당하는 몸값만 지불하면 된다. 
53. 그를 산 주인은 그를 노예처럼 가혹하게 부려먹을 것이 아니라 자기 집에 고용된 품꾼으로 대우해야 한다. 
54. 만일 그가 자기 몸값을 지불할 능력이 없으면 그와 그 자녀들은 희년에 가서야 자유의 몸이 될 것이다. 
55. 너희 이스라엘 백성은 나의 종이다. 이것은 내가 너희를 이집트에서 인도해 낸 너희 하나님 여호와이기 때문이다.' 

학기 말을 향해 바쁘게 달려가던 학교생활이 강제 종료되었다. 우리 반 학생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선생님, 저 확진이래요.”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온몸의 피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나를 포함해 우리 반 대다수가 감염되어 전교로 퍼져나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정신없이 그려졌다. 불안과 염려의 노예가 되어 지옥 같은 하루를 보냈다. 다음 날 아침, 휴대폰이 울렸다. ‘검사 결과 코로나19 환자가 아닙니다.’ 음성이라는 아이들의 메시지가 연이어 도착했다. 안도감에 휴대폰을 붙잡고 엉엉 울어버렸다. 나의 희년은 다행히 하루 만에 찾아왔다.


‘너희를 이집트에서 인도해 낸 여호와 하나님’이란 말은 오늘 본문에 세 번이나 나온다. 가난한 이웃을 가혹하게 대하지 말고 대가 없는 선의를 베푸는 건 우리의 공덕을 쌓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집트를 빠져나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백성은 차고도 넘치는 은혜의 선물을 받았다. 같은 처지의 이들을 마음으로 안아주며 공감해 주는 치유자가 될 수 있기에 가혹한 노예살이 또한 은혜가 된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는 베풂이 당연한 이유는 그들 또한 값없이 조건 없이 이 모든 걸 받았기 때문이다. 


극도의 불안과 염려, 자가격리 중 되살아난 우울과 무기력을 투명하게 통과하는 중이다. 이번 일로 얻은 이집트의 은혜다. 부모님과 교회 공동체의 간절한 기도, 문 앞에 먹을 것과 꽃을 놓고 간 친구, 격리 끝나면 시원하게 마시라며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준 옆 반 선생님은 이번 일로 얻은 가나안의 은혜다. ‘나에게 가나안 땅을 주고 또 나의 하나님이 되기 위해서 나를 이집트에서 인도해 낸 나의 하나님 여호와(38절)’를 기억한다. 배은망덕한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내가 준 만큼 돌려받지 못하면 속상해 하는 사람도 되기 싫다. 셈하지 않고 기꺼이 나의 이웃을 돕는 맑고 깊은 사람이 되길 바랄 뿐이다.




작성자 : 고요(작가, 교사)

출처 : 맛있는 QT 문화예술 매거진 <와플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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